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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이 뭐라 하든 … 박 대통령 깐깐한 원칙주의 통했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8.15일 10:04

129일 만에 매듭 풀린 개성공단 사태

북 폐쇄 카드 맞서 '전원 철수' 맞불

회담 연연 않고 결렬 각오로 강수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 탄력 받아

8·15 경축사 전향적 제안 가능성

14일 개성공단 종합지원센터에서 우리 측 대표 김기웅 통일부 남북협력지구지원단장(오른쪽)과 북측 대표 박철수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 부총국장(왼쪽)이 합의문을 교환한 뒤 악수하고 있다. [개성=사진공동취재단]

8·15 광복절 하루 전날인 14일. 개성공단 정상화 협상이 129일 만에 타결되자 박근혜 대통령은 “오랜 시간 동안 정부를 신뢰하고 기다려준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고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을 통해 소감을 밝혔다.

 박 대통령이 스스로 '오랜 시간'이라 표현한 것처럼 개성공단 정상화 협상 과정은 길고 지루한 코스였다.

 이 기간 동안 박 대통령은 깐깐하고, 융통성이 없어 보일 정도로 원칙을 고수했다. 그러나 그런 박 대통령의 접근법이 북한에 통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이 강하게 나온다고 뒤로 밀리지 않았고, 유화책을 편다고 앞으로 다가서지 않았다. 제자리에 서서 공단가동 중단사태 같은 일의 '재발방지'와 공단운영의 '선진화'를 집요하게 요구했고, 결국 관철해냈다.

 선공(先功)은 북한부터였다. 북한은 박 대통령 당선을 전후해 지속적으로 대남 도발 수위를 높여왔다. 지난 2월 제3차 핵실험까지 강행한 북한은 4월 한·미 연합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 때는 “서울 핵공격” “미 본토 타격” 등의 말폭탄을 쏟아내 한반도를 위기상황으로 내몰았다. 이 와중에서 개성공단 폐쇄 카드를 꺼내들면서 박 대통령을 코너로 몰았다.

 이에 박 대통령은 예상외의 '남측 인력 전원 철수' 카드로 맞섰다. 오히려 당혹한 건 북한이었다. 이후 북한은 개성공단 입주기업 대표자들의 방북을 공식 허용하고 신변을 보장하겠다는 유화 제스처를 내놓았지만 박 대통령은 “당국 간 회담이 먼저”라며 거부했다. 야당에서 “대북 특사를 파견해야 한다”고 대화를 종용해도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개성공단 실무회담 과정에선 북한 측 협상실무 대표의 '격(格)'을 문제 삼은 적도 있고, '재발방지 보장 명기'란 가이드라인은 명문화까지 요구했다. 설령 협상이 결렬되더라도 회담을 하는 것 자체에 연연하지 않았다. 기존의 남북협상과는 완전히 다른 프레임이었다.

 야권과 일부 시민단체는 “박 대통령의 강경한 대북정책이 화를 불렀다”고 비판했고,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져 있는 동안 이런 주장이 먹히는 듯 했으나 결과는 박 대통령의 선택에 힘을 실어줬다.

 박 대통령은 미국·중국과의 삼각 공조 카드도 적절히 사용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및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에 대한 지지를 이끌어내면서 북한을 압박했다.

 이날 남북의 개성공단 정상화 합의로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은 탄력을 받게 됐다. 정영태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의 진정성을 결국 수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용철 부산대(정치학과) 교수는 “사안별로 차이가 있겠지만 적절히 타협해 대화만을 이끌어가는 게 능사가 아니라는 점이 입증됐다”며 “개성공단 문제에서 원칙과 신뢰에 기반한 진정성이 북한에 받아들여진 만큼 속도는 느리더라도 북핵을 포함한 대북문제가 순차적으로 진전을 보일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정책은 대북 강경 압박에만 치중한 이명박정부의 대북정책과 상당히 차별화됨을 이번에 보여줬다”고도 했다.

 박 대통령은 개성공단 협상 결과를 이번 8·15 경축사에도 반영해 남북관계에 대한 보다 전향적인 제안을 내놓을 계획이라고 한다. 지난 5월 미 의회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밝힌 비무장지대(DMZ) 평화공원 구상을 직접 북한에 제안하거나 대북 인도적 지원의 확대를 추가로 밝히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북 문제를 포함한 안보사안에 대해 각 부처와 관련 수석실에서 기초자료가 올라간 상태”라며 “박 대통령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경축사를 손질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강태화 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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