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태우 기자] 류현진(26, LA 다저스)의 놀라운 루키 시즌이 계속되고 있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내며 이제는 도전자의 신분을 완벽하게 벗어냈다는 평가다. 지금 페이스가 이어질 경우 메이저리그(MLB) 역사에 이름을 남기는 신인 투수가 될 수도 있다는 게 현지의 기대다.
류현진은 14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의 호투로 시즌 12승째를 따냈다. 상대 선발이 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우완 맷 하비였다는 점에서 인상은 더 강렬했다. 최근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따낸 류현진은 평균자책점도 2.99에서 2.91까지 떨어뜨리는 데 성공했다. 두 자릿수 승수, 2점대 평균자책점을 목표로 내걸었던 류현진이 이를 향해 순항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다저스 신인으로는 최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는 류현진이다. 이에 현지에서는 류현진 기록 분석에 열을 올리고 있다. 류현진이 신인 선수라는 점에 주목하며 역대 기록과 비교한 흥미로운 자료도 나왔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는 ‘신인’과 ‘왼손’이라는 류현진의 조건을 묶어 분석한 결과 MLB 역사에 이름을 남길 만한 페이스를 보여주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현재 12승을 기록한 류현진은 122의 조정방어율(ERA+)을 기록 중이다. 조정방어율은 시대와 구장 등 여러 환경의 차이를 감안한 기록으로 단순비교가 어려운 평균자책점(ERA)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기록이다. MLB.com은 “라이브볼 시대가 열린 후 오직 5명의 신인 왼손 투수가 12승 이상과 120 이상의 ERA+를 동시에 기록했다”라면서 류현진이 6번째가 선수가 될 수 있음을 거론했다.
이 기록을 가장 최근에 달성한 선수는 돈트렐 윌리스로 2003년 14승과 127의 ERA+를 기록했다. 나머지 4명의 선수는 모두 1955년 이전에 이 대업을 세웠다. 만약 류현진이 현재의 페이스를 이어나갈 수 있다면 2000년대 들어 이 기록을 보유한 두 번째 선수가 되는 것이다. 매년 리그에 수많은 신인 선수들이 공급되는 현실을 고려하면 큰 업적이다. 이미 다저스 신인 역사를 점차 바꿔놓고 있는 류현진이 리그 역사에도 이름을 남길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이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