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스타뉴스 문완식 기자]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친구특집 /사진=KBS 화면캡처
'1박2일'이 이제야 제대로 방향을 찾은 느낌이다.
동시간대 경쟁프로그램에 눌려 침체 상태에 빠졌던 KBS 2TV '헤피선데이-1박2일'이 지난 8일 '친구따라 양양간다' 특집을 통해 '1박2일'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날 방송에서는 유해진, 엄태웅, 이수근, 차태현, 김종민, 성시경, 주원 등 멤버들이 각자 3명의 친구를 데리고 강원도 양양으로 즉흥 여행을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배우 정만식, 격투기선수 최홍만, 개그맨 허경환, 개그우먼 김민경 등 우려 21명의 게스트가 참여했다. '1박2일' 역사상 가장 많은 게스트 출연이다.
최근 잇따라 게스트를 출연시켜 '프로그램의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던 '1박2일'로서는 이번 게스트 '물량공세'는 그러한 비판을 정면으로 돌파하는 '승부수'였다. 그리고 보기 좋게 그 승부수는 통했다. '여행'이라는 '1박2일' 본연의 모습을 잘 살렸기 때문이다. 시청률도 지난 1일 8.4%(닐슨코리아 전국기준)보다 2.1%포인트 상승한 10.5%를 기록했다.
이날 방송에서는 멤버들이 새벽부터 즉흥적으로 친구 3명을 급하게 모았고, 여의도 KBS 본관 앞에 다 같이 모여 '몸풀이' 게임을 한 뒤 여행지인 강원도 양양으로 떠났다. 중간 휴게소에서 또 다시 게임을 해 7팀 중 6팀은 승합차량으로 이동하고 나머지 1팀은 대중교통을 이용, 양양으로 이동했다.
결과적으로 '1박2일'다운 모습과 게스트 출연의 장점을 효과적으로 잘 살려냈다. '1박2일'이 최근 침체를 겪고, 게스트 출연이 비판을 받는 것은 ''1박2일'다움'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 경쟁프로의 인기로 시청률이 떨어지자 제작진은 '게스트' 전략을 구사했지만 이는 되레 악재로 작용했다. '7형제들의 여행' 콘셉트가 게스트 출연으로, 게스트에 이목이 집중되면서 멤버 각자의 개성도, 여행지의 특색도 사라지는 일이 잦았다.
시청자들은 '1박2일'을 보면서 일곱 멤버들이 여행지에서 뒤엉키는 모습을 통해 웃음도 얻고, 여행지의 숨겨진 면모도 자연스레 알고 싶었지만 초점이 엉뚱한 곳으로 쏠리면서 일반시청자들은 물론 충성스런 애청자들의 불만도 사게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8일 양양 친구특집은 앞으로 '1박2일'이 어떤 그림을 그려야 하는지, 또 어떻게 해야 시청자들의 눈길을 다시금 돌릴 수 있는지 알게 했다.
바로 기본에 충실해야한다는 것. 이날 방송은 여행의 기본인 여행지로 떠나기 전의 모습과 여행지로 가는 과정, 도착해서 여행에 한껏 빠져드는 모습을 가감 없이 그려냈다.
'친구'로 섭외된 게스트들의 면면도 여행 분위기를 한껏 살리는데 일조했다. '유명' 게스트들은 아니었지만 오히려 신선하게 다가왔다. '계산'이나 '이미지 관리' 없이 오롯이 프로그램에 몰입하는 그들의 자연스런 모습은 웃음과 재미를 살리기에 충분했다.
'여행'이라는 기본에 집중, 그리고 게스트를 출연시키더라도 그러한 기본을 해하지 않는 모습이야말로 '1박2일'이 치열한 일요예능 대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