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증시 외국계 자금 중 미국계 비중 높아
- "단기 변동성은 불가피, 영향력은 제한될 것"
[이데일리 김인경 기자]미국의 부채한도 상향을 앞두고 한국 증시에도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경기 개선 기대감이 둔화되면서 우리 증시에 연일 들어오던 외국인 자금도 꺾일 수 있다는 우려다.
27일(현지시각) 미국 증시는 하락세를 보였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전날보다 0.41%,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15%하락했다. 이날 민주당이 다수인 미국 상원은 오바마 대통령의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케어) 지출 항목을 되살린 회계년도 예산안을 하원으로 되돌렸다. 앞서 공화당이 장악한 하원에서는 오바마케어를 모두 삭제한 예산안을 상원으로 넘긴 바 있다. 양당의 대립세가 극단적으로 치닫고 있는 상황.
문제는 현재 한국 증시에 들어오는 자금이 대다수 미국계 자금이라는 점이다.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27일까지 한국 증시에 유입된 외국계 자금은 총 9조원. 이 중 대다수는 미국계 패시브펀드가 출처라고 추측되고 있다. 미국 정치가 불안할 경우, 우리 증시에 공급되던 미국계 자금이 위축될 가능성이 높아지며 증시 상승의 차단막이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11년 8월 미국의 연방정부가 폐쇄 직전까지 몰리며 글로벌 경기가 휘청인 바 있다. 양당의 긴장감이 고조되자 S&P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내렸고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0.98배 수준인 1758까지 추락했다.
전문가들은 우리 증시의 단기적인 변동성 확대는 불가피할 것이라면서도 영향력은 제한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미국계 자금의 순매수 행렬은 줄어들 수 있어도 이탈로는 연결되지 못할 것으로 내다본다. 이렇다 할 대체 투자처를 찾아 이동하는 것이 아닌 만큼, 매도는 제한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 연기금의 매수 여력도 남아있어 증시 충격을 방어해 줄 것이라는 설명이다.
미국 이외의 국가들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호재다. 김기배 삼성증권 연구원은 “지난 2011년의 경우 유럽의 재정위기와 일본의 장기 저성장,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까지 겹쳤었다”며 “현재는 유럽과 중국이 동반 회복세를 보이기 때문에 미국 부채한도 협상 리스크가 크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곽병열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부채한도 협상이 우리 증시의 주요변수이지만 곧 있을 차기 연방준비제도(Fed) 의장 지명으로 미국 통화정책이 연속성을 보인다는 신호를 시장 참여자들에게 줄 수 있다”며 “변동성을 완화시킬 이벤트들도 많이 남아 있어 코스피 지수 2000선 안착은 지속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인경 (5tool@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