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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만난 낯선 사람에게도 전화 통화를 시도할 수 있는 기술이 나왔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는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의 전화번호를 몰라도 전화를 걸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습니다.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상대방 단말기의 와이파이 신호를 감지해 70미터 안에서 3G나 LTE를 이용하지 않고 음성 통화가 가능하도록 만든 겁니다.
이용자는 스마트폰 화면을 통화하고 싶은 사람에게 정면으로 향하게 한 뒤 와이파이를 연결하면 통화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스마트폰 화면에 뜬 사람과 바로 연결할 수 있다는 뜻에서 연구진은 '시선통신' 기술이라고 이름을 지었습니다.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와이파이 신호를 검색하면 360도 전 방향에서 신호가 잡혀 누가 누군지 알 수 없지만, 이번 기술은 스마트폰 화면이 향한 특정 방향으로부터 오는 신호만 잡아냅니다.
그래서 길 건너 누군가에게, 혹은 지하철 맞은편에 앉아 있는 특정인을 콕 찍어서 전화를 걸거나 문자메시지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멀리서 지나가는 아는 사람에게 전화를 걸고 싶을 때는 전화번호부에서 이름을 검색할 필요가 없어서 편리하다고 연구진은 설명했습니다.
또 단말기 화면을 길거리 상점에 비추면 판매하는 상품 정보가 바로 뜬다거나, 프린터에 비추면 인쇄하고 싶은 파일을 직접 전송할 수 있는 등 시선통신 기술의 활용 방안은 다양합니다.
극장이나 기차역 등 사람이 밀집한 곳에서 불이 났을 때 안에 있는 사람들에게 화재 경보를 한꺼번에 전송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개발된 기기판의 크기가 현재는 성인 손바닥보다 커서 당장 상용화하기는 어렵고 이 기능을 작은 칩으로 압축해 스마트폰에 집어넣는 후속 연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연구진은 앞으로 3~4년 뒤면 별도의 장비 없이 전화번호 없는 음성 통화가 가능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내 번호도 모르는 주변의 누군가가 전화를 걸어오는 상황이 내키지 않는 사람도 많을 텐데, 그런 사람은 와이파이를 끄고 외출해야 하는 다소 불편한 세상이 다가올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박세용 기자psy05@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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