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銀 독주에 신한·하나·외환 도전장
국내 시중은행들이 중국 베이징의 코리아타운인 왕징에서 자존심을 건 한판 대결에 나섰다. 우리은행이 사실상 단독으로 진출해 독주하고 있던 왕징 지역에 신한은행이 새로 지점을 개설한 데 이어 하나은행과 외환은행도 곧 뒤따를 예정이다. 왕징은 중국 내 최대 한인 밀집지역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경쟁은 본사의 대리전 양상으로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먼저 출사표를 던진 신한은행은 지난 14일 왕징 중심부인 리와이리빌딩에서 지점 영업을 개시했다.
신한은 후발주자인 만큼 기존 은행에서 제공하지 않던 신규 서비스에 승부를 걸기로 했다. 전 직원을 한국어와 중국어 능통자로 채용한 데 이어 토요일 영업(오전 10시~오후 4시)에도 나서기로 했다. 공과금 24시간 납부와 체크카드 캐시백 등 서비스도 새로 도입한다.
박형규 지점장은 "중국에 처음 정착하는 고객을 위해 지점에서 주택과 교육 등 생활정보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고객에게 친밀하게 다가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역시 당국 승인 절차가 완료되는 대로 이달 말께 푸마빌딩에 왕징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하나은행은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도입한 원금보장형 고수익 배당상품인 리차이(理財) 상품을 기반으로 하는 VIP 영업으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전략이다. 하나은행은 이를 위해 매장에 프라이빗뱅킹(PB) 고객 전용 공간을 마련하고 전담 직원을 배치했다. 대여금고 서비스에도 나설 방침이다.
이병기 지점장은 "정기예금 금리보다 높은 리차이 상품으로 고객들의 관심을 이끌어내겠다"고 말했다.
외환은행은 왕징지점을 외곽에서 중심부로 옮기기로 하고 시설 공사를 개시했다. 하나은행의 외환은행 인수로 인해 식구 간 경쟁이 불가피해졌다.
매일경제 베이징 = 정혁훈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