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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현의 횡설수설] '별그대' 전지현으로 본 이미지 소비와 변신 강박증

[기타] | 발행시간: 2014.02.21일 13:51

[enews24 이동현 기자] 최근 안방극장에서 가장 뜨거운 여인은 누가 뭐래도 전지현이다. SBS 수목극 '별에서 온 그대'(극본 박지은, 연출 장태유, 이하 '별그대')의 천방지축 톱스타 천송이로 매력을 과시하며 시청자들을 쥐락펴락하고 있다. '별그대'의 천송이 캐릭터는 고스란히 CF로도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정도면 전지현은 역대급 캐릭터를 창조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별그대'의 전지현을 보면 "물이 올랐다"는 표현이 주인을 만났다는 인상이다. 전지현이 곧 천송이고, 천송이가 바로 전지현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물 오른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 2000년대 초반 모 가전제품 CF와 영화 ‘엽기적인 그녀’ 등으로 최고 인기를 누렸다가 주춤했던 전지현은 2012년 영화 ‘도둑들’에 이어 ‘별그대’로 다시금 정점을 찍은 인상이다. 물론 더 치솟을 수도 있다.

이런 와중에 ‘이미지 소비’에 대한 지적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잘나가는 이미지를 고수하고 거기에 머무른다는 이야기다. 불과 얼마 전까지 전지현의 ‘영원한 대표작’이었던 ‘엽기적인 그녀’부터 ‘도둑들’에 이어 ‘별그대’까지, 전지현의 성공작들이 유사한 이미지의 재현에서 비롯됐음을 염두에 둔 지적일 것이다. 최근 눈길을 모으는 CF까지 비슷한 이미지로 장식돼 있으니 ‘소비’라는 표현에 큰 무리는 없을 듯하다.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동일한 또는 유사한 이미지의 반복은 발전 또는 혁신과 반대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발전 또는 혁신이 없다면 퇴보하게 되고, 결국 대중들에게서 멀어질 수 있다. 결국 반복된 이미지 소비는 배우에게도 대중들에게도 해악이 된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다.

천부당 만부당한 소리라 생각된다. 전제에 대한 고려가 없기 때문이다. 연예인은 대중들을 즐겁게 하는 서비스업에 종사하고 있다는 전제다. 제품을 생산하는 제조업에서는 항상 변화와 혁신을 추구해 새로운 제품을 생산해야 최선으로 인정받을 것이다. 하지만 서비스업은 소비자를 만족시키고 즐겁게 하는 것이 최선이다. 배우 역시 대중들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주는 연기를 하는 것이 최선이다.

전지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지현은 연기 활동을 시작한 이후 누구보다 많은 변화를 추구한 배우였다. 청순가련 눈물의 여왕, 호러퀸, 액션 여전사, 정의감 넘치는 PD 등 어떤 배우보다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했다. 거의 모든 출연작에서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대중들을 즐겁게 하고 뇌리에 각인된 이미지는 ‘엽기적인 그녀’의 그녀, ‘도둑들'의 예니콜 그리고 ‘별그대’의 천송이일 것이다. 그 나머지 작품들에서 전지현의 모습은 대중들의 기억에 스치듯 지나갔다. 결국 대중들이 배우에게 원하는 것은 좋은(잘하는) 연기로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것이지, 연기 변신이 아니라는 이야기다.



전지현이 ‘엽기적인 그녀’로 정점을 찍은 이후 침체기에 접어든 이유도 대중들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이미지로 소통하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도둑들’과 ‘별그대’를 통해 대중들과 즐겁게 소통하는 최선의 이미지로 돌아온 뒤 다시금 치솟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될 수 있다.

그러고 보면 대한민국 연예계엔 ‘변신 강박증’이 있는 것 같다. ‘연기 변신’, ‘이미지 변신’ 등을 최선의 가치라고 여기고 추구하는 양상이다. 미디어도 크게 한몫 거든다. 어떤 배우가 예전과 다른 캐릭터를 연기하거나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이면 ‘180도 연기 변신’, ‘과감한 이미지 변신’ 등을 들먹이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풍토가 이끌고 미디어가 거들다 보니 많은 이들이 ‘변신’을 최선으로 여기고 있다.

하지만 실상을 보면, 연기 변신에 나선 배우들 중에 극찬을 받을 정도로 연기를 잘한 배우는 드물다. 대부분 예전과 다른 연기를 한 정도에 그쳤다. 특히 ‘180도 연기 변신’을 시도한 배우들은 자신이 지닌 역량에 못 미치는 연기를 펼치곤 했다. 대중들의 호응도도 그다지 높지 않았던 게 대부분이다. 대중들은 좋은 연기를 보고 싶어하지, 변한 연기를 보고 싶어하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설경구 등 이른바 ‘연기 고수’로 인정받는 배우들을 봐도 그렇다. 이들은 ‘연기 변신’이라는 단어와 그다지 친숙하지 않다. 그렇다고 해서 유사한 이미지의 캐릭터를 반복하는 건 아니지만 확 달라진 모습이나 연기를 보여주는 일은 드물다. 가장 잘 소화할 수 있는 자신만의 방식으로 캐릭터를 작품에 구현해냈다. 어떤 의미에서는 한결 같아 보이기도 했다. 항상 안정감 있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펼치기 때문일 것이다.

10여년 전 송강호와 인터뷰에서 "항상 새로운 캐릭터를 보여주기 위해 연기 변신을 시도하는 게 힘들지 않냐?"은 질문을 한 적이 있다. 초년병 기자의 눈에 송강호라는 대배우는 항상 변신하는 카멜레온 같은 존재로 여겨졌던 모양이다. 송강호는 친절한 웃음과 함께 "연기 변신을 시도한 적 없다. 배역에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를 표현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뿐이다"는 대답을 들려줬다. 우문현답이었다. 몹시 창피했던 기억으로 남아있다.

새로움을 추구하고 도전하는 배우는 분명히 박수 받아 마땅하다. 그렇다고 해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해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내는 배우를 평가절하해서는 곤란하다. 그것이 이미지 소비라 할 지라도 말이다. 대중들이 그 결과에 환호한다면, 이미지 소비가 연기 변신보다 훨씬 우월한 가치가 될 수도 있다.

지금까지의 횡설수설을 다 접어두고, 요즘 전지현의 이미지 소비를 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별그대’가 다음 주면 종영한다는 사실이 아쉽기만 하다.

이동현 기자 kulkuri7@enews24.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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