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해외출장 예산을 불용처리했던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3월 민생국회는 내팽개치고 해외출장에 나서 논란을 빚고 있다. 예결위의 경우에는 사실상 업무가 거의 끝난데다가 지난해 비공식적으로 해외출장을 가지 않기로 결정한 바 있다. 예결위 외의 다른 의원들도 국회가 열리지 않는 3월을 활용해 해외출장에 나서고 있다.
10일 국회에 따르면 이군현 예결위원장은 전날 이장우 의원과 함께 미국 워싱턴으로 출발했다. 이들은 오는 14일까지 워싱턴DC와 로스앤젤레스를 방문한 후 16일 귀국한다. 이 출장에는 이 위원장의 부인도 동행했다.
김광림 예결위 여당 간사 등 새누리당 예결위원 4명은 11일부터 20일까지 중국 하이난(海南)성과 베트남, 캄보디아로 출장을 간다. 하이난성은 중국의 대표적인 휴양지여서 예결위 업무와 연관성이 없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윤호중 의원 등 민주당 예결위원 6명은 15일부터 20일까지 4박6일 일정으로 호주 시드니와 브리즈번을 방문할 계획으로, 블루마운틴과 골드코스트 관광이 여행 일정에 포함돼 있다. 예결위는 지난해에 배정된 해외출장 예산 1억 원 안팎을 불용처리했고, 이 위원장과 여야 간사 간에 외유성 출장을 가지 않겠다는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이 위원장측은 “올해 신규로 배정된 예산을 활용해 출장을 가는 것으로, 이 위원장 부인은 자비로 동행했다”고 설명했다.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 등 바다포럼 소속 의원 6명은 지난주 중동을 방문했다. 이들의 출장에는 해외 파병부대 위문 외에 두바이 관광 등이 포함됐고, 방문국 주요 인사와의 공식 일정은 없었다. 방문국이 겹치는 일정도 있다. 정희수 새누리당 의원 등 여야 의원 4명은 의원친선협회 상대국 방문 차 핀란드와 리투아니아를 방문하고, 비슷한 시기 심재권 민주당 의원 등 여야 의원 4명 역시 북유럽 국가와의 상호 우호협력 증진 방안 모색 차 역시 핀란드 등을 찾는다.
이정희(정치외교학) 한국외대 교수는 “의원 외교의 필요성에는 충분히 공감을 하지만, 외유성 방문은 자제해야 한다”며 “특히 후반기에 상임위원회가 바뀔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해외에 나가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조성진·민병기 기자 threeme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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