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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정가제에 울고 웃는 출판 시장

[기타] | 발행시간: 2014.03.10일 03:03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알라딘 중고서점이 더 저렴한 책을 찾는 수요를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성형주 기자

문학 전집 장사해 온 출판사, 할인 판매 길 막혀 매출 타격

반면 중고서점은 特需 기대

세계문학전집은 '흐림', 중고서점은 '맑음'?

출판계와 서점업계, 소비자 단체 등이 최근 합의한 도서정가제 개정안에 희비(喜悲)가 교차하고 있다. 개정안은 신간·구간 관계없이 마일리지와 경품을 포함해 최대 15%까지로 할인을 제한한다. 민음사·문학동네 등 세계문학전집을 가진 몇몇 출판사는 대폭 할인 판매할 길이 막히는 셈이다. 반면 중고서점은 더 저렴한 책을 찾는 고객을 흡수해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한국출판연구소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세계문학전집, 아동물 등 전집 장사를 해온 출판사들은 가장 큰 무기였던 '특가 판매(30~50% 할인)'를 원천봉쇄한 도서정가제가 탐탁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기회에 가격 거품을 빼고 정가(定價)를 제대로 매겨야 한다"면서 "할인 경쟁이 사라지면 번역·디자인 등 품질로 승부를 겨루는 방향으로 출판 시장이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터넷 서점 알라딘이 오프라인에서 운영하는 중고서점은 '도서정가제 특수(特需)'를 누릴 가능성이 크다. 도서정가제 적용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알라딘 중고서점은 훼손이 거의 안 된 중고책을 팔거나 싸게 살 수 있어 인기를 누렸는데, 도서정가제로 새 책 구매에 가격 저항을 느낄 독자가 '풍선 효과'처럼 이쪽으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출판사 대표는 "중고라 해도 말만 헌책일 뿐, 신간과 다름없는 상태의 책도 많다"며 "이를 저렴하게 유통하며 고속 성장 중인 알라딘 중고서점에 도서정가제가 날개를 달아주는 부작용을 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현재 한 대형 출판사 창고에는 재고 도서가 200만권(남산도서관 장서의 4배 규모)이나 쌓여 있다. 과거에는 재고 정리 차원에서 전략적 할인을 했지만 도서정가제가 시행되면 그 길도 막힌다. 박창흠 엘도라도 대표는 "이번 개정안에 구간(출간 18개월이 지난 책)은 보급가를 매겨 다시 유통할 수 있는 조항이 삽입됐지만, 그렇게 되면 베스트셀러를 구간이 점유하고 신간이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질 것"이라며 "출판사 채산성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번 도서정가제 개정 합의안은 오는 4월 임시국회에서 통과되면 6개월 뒤부터 시행된다. 시행 직전까지 '창고 대방출'이 예상된다. 백원근 책임연구원은 "이른바 마지막 세일 운운하는 '땡처리'가 횡행할 것"이라면서 "가격 설계를 정상화하고 새로운 마케팅을 고민하는 방향으로 도서정가제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했다.

[박돈규 기자]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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