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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세대 썸타는 까닭…‘위험한 사랑’ 꺼리기 때문?

[기타] | 발행시간: 2014.03.24일 12:12
TV 드라마부터 가요, 웹툰, 광고까지 대중문화 속 청춘 남녀들은 요즘 ‘썸타는 중’이다. 젊은 세대 사이에서 만들어진 신조어 ‘썸’, ‘썸타다’가 대중문화 전체를 강타하면서 말 그대로 ‘썸타는 시대’가 됐다. ‘썸타다’는 영어 ‘Something’의 ‘썸’과 동사 ‘타다’가 합쳐진 것으로, 정식으로 교제하기 전 상대에게 호감을 갖고 있는 단계, 핑크빛 감정을 주고받는 미묘한 관계를 뜻한다. 두 사람 사이에 특별한 감정이 있다는 것을 말할 때 흔히 ‘썸씽이 있다’고 표현하던 데서 ‘썸’이 나온 것으로 풀이된다. ‘밀당(밀고당기기)’과 비슷해 보이지만 ‘밀당’은 연애 기술 같은 행위에 초점을 둔 반면, ‘썸타다’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미묘한 관계에 포인트를 둔 것이 차이이다.

올해 들어 대중문화 속 ‘썸타기’열풍은 걸그룹 씨스타 소유와 힙합 보컬 정기고의 듀엣곡 ‘썸’이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장기 점령하면서 그 정점에 이르렀다. 지난 2월 7일 발매된 ‘썸’은 두 달 가까이 주요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녀시대, 2NE1 등의 신곡에 한두 번 1위 자리를 내주기도 하고 임창정의 ‘흔한 노래’에 1위 자리를 빼앗기기도 했지만 23일 재탈환하는 등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요즘 따라 내 거인 듯 내 거 아닌 내 거 같은 너/ 네 거인 듯 네 거 아닌 네 거 같은 나/이게 무슨 사이인 건지 사실 헷갈려’라는 반복되는 후렴구는 젊은층에게 ‘썸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보여준다. 케이윌의 ‘썸남썸녀’도 음원차트 상위권에 올랐다. 또 인터넷에서는 남녀 연애가 모두 ‘썸타기’로 묘사되고 있다.
방송 쪽에서 보자면 tvN ‘코미디 빅리그’의 ‘썸&쌈’은 서로 호감이 있는 ‘썸타는’ 커플과 혼자 ‘썸’이라고 오해한 ‘쌈’커플의 상황을 대비해 그려 인기몰이를 하고 있고, ‘개그콘서트’의 ‘두근두근’ 역시 오랫동안 친구로 지내온 남녀가 호감을 갖고 있지만 겉으로 관심없는 척하는 설정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여기에 웹툰 ‘썸툰’이 인기리에 연재 중이며, 한 통신사는 새로운 만남을 시작한 ‘썸남썸녀’를 콘셉트로 새로운 광고 시리즈를 시작하기도 했다. 한편 ‘썸’이라는 단어가 유행하면서 기존의 로맨스 텍스트들도 ‘썸’의 영역으로 들어가고 있다. 예를 들어 전혀 모르는 두 연예인이 만나 서로 알아가는 ‘우리 결혼했어요’도 대표적인 썸타기로 분류되고 있다. ‘별에서 온 그대’처럼 남녀가 만나 사랑을 확인하기까지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는 로맨스 드라마도 전형적인 썸타기이다. ‘썸’의 인기가 확대되면서 그 대상이 20대 청춘남녀를 넘어서고 있다. 케이블채널 KBS W는 싱글남, 이혼남들의 사랑에 대한 고민을 풀어내는 섹시 토크쇼 ‘애타는 수다 썸’을 다음달 새로 방송한다. 이는 ‘썸타기’가 젊은 세대의 새로운 사랑의 형태가 아니라 이 시대의 사랑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남녀가 만나 사랑하는 관계를 맺기까지의 과정은 언제나 있어 왔지만 이 시기가 ‘썸’이라는 단어로 새롭게 표현되고, 이것이 대중문화 전 영역에서 열풍을 일으키는 것은 문화적 현상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특히 보다 높은 관계로 가기 위한 ‘썸’이 아니라 오랫동안 ‘썸’에 머물러 있거나, 숱한 ‘썸’에서 끝나버리는 것이 이전 세대와 다른 점이라고 진단한다. 이는 청년실업 등으로 여러 문제가 격렬히 부딪히는 현실이나 결혼 속으로 들어가는 사랑, 책임지는 사랑을 하기 힘든 세대의 모습인 동시에 사랑의 가장 달콤한 순간에만 머문 채 ‘위험한 사랑’을 거부하는 젊은 세대의 현실적 풍경이기도 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

문화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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