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현민 기자] 누가 감히 이준을 '조연'이라 했는가.
30일 방송된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극본 권음미, 연출 조수원 신용휘) 13회는 이야기 흐름의 충분한 분수령이 됐다. 그간 모두가 찾아헤맨 진짜 '갑동이'의 정체가 일탄경찰서 차도혁(정인기 분) 계장이라는 사실이 확인됐고, 카피캣인 류태오(이준 분)은 그간 자신의 살인을 스스로 시인했다.
경찰대 수석이라는 엘리트 코스를 밟고, 마냥 사람 좋은 듯한 차계장이 사실은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마 '갑동이'란 반전은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 과정에서 돋보였던 것은 또 있다. 바로 살인을 서슴지 않았던 류태오가 흡사 자책하는 듯한 모습으로 인간의 '감정'을 드런낸 것.
그저 또 다른 연쇄살인마 카피캣으로 그려졌던 류태오의 캐릭터가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순간이자, 향후 진짜 '갑동이'를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구분짓고 포획하는 결정적인 조력자로서의 역할을 예고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이는 스릴러 영화 '양들의 침묵'(감독 조나단 드미)에서 FBI 수습요원인 클라리스 스털링(조디 포스터 분)이 한니발 렉터 박사(안소니 홉킨스 분)에게서 살인마의 심리를 알기 위해 도움을 받는 모습과도 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동일, 윤상현, 김민정, 김지원, 그리고 장광, 강남길 등 연기력을 십분 검증받은 배우들 사이에서 극중 류태오를 돋보이게 만든 건 분명 배우로서의 이준의 능력에 의함이다. 단순 학습화된 캐릭터 표현이 아닌, 회를 거듭하면서 입체적으로 변화하는 인물을 효과적으로 표현해낸 이준의 연기력이 있었기에 '갑동이'의 재미가 배가됐다는 평가다.
향후 '갑동이'를 옥죄는 수사망과 캐릭터 사이의 치유와 얽힘, 또 초반부터 강조해왔던 살인사건의 공소시효에 대한 이야기를 어떤 방향으로 풀어갈지, 또 류태오가 극중 어떤 방식으로 변화·진화 할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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