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해 시도 직전 유서 써
가족 "친구 따돌림에 고교중퇴"
부대원 "후임병에 인정 못받아"
총기 난사로 부대원 5명을 살해한 임모(22) 병장은 23일 자해 시도 직전 쓴 유서에서 '선임(先任)과 후임(後任)들로부터 인정을 못 받고 따돌림을 당해 부대 생활이 힘들었다'고 쓴 것으로 알려졌다. 범행을 저지른 이유가 부대원들과 원만하지 못한 관계 때문이었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이다. 그러면서 그는 '(희생자) 유족들에게 죄송하다'고 했다.
군이 임 병장의 부대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1차 면접 조사에서도 "임 병장이 자주 열외됐다" "단체생활을 못하고 소수하고만 어울렸다" "선임병한테 왕따를 당했고 후임병한테 인정 못 받았다" 등의 증언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임 병장 가족에 따르면 그는 수원의 한 고교에 다녔지만 친구들과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다. 임 병장의 할아버지(80)는 언론 인터뷰에서 "대인 관계가 넓은 편이 아니었고, 친구들과 장난치고 어울리는 걸 싫어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의 괴롭힘과 따돌림이 심해졌고 고교 2학년 때는 아침 자율학습 시간에 받는 놀림이 싫어 정규 수업 시작 직전에 맞춰 등교할 정도였다고 한다.
임 병장은 결국 고교를 자퇴한 후 검정고시를 통해 서울 소재 모 대학에 들어갔고, 1학년에 재학 중이던 2012년 군에 입대했다.
임 병장의 가족은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달 휴가 나왔을 때 얼굴이 반쪽이 됐고, 말수도 없어져 부대에서 좋지 않은 일이 있었는지 걱정했다"며 "아무래도 부대원들과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 같다"고 했다.
대인 관계가 서툴렀던 임 병장은 청소년 시절부터 컴퓨터와 인터넷에 빠졌다고 한다. 최전방 소초에서 극도의 긴장 상태에서 컴퓨터 사용까지 제한되자 더 큰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선일보
군 당국은 전역을 불과 3개월 앞둔 임 병장이 부대원을 향해 수류탄을 던지고 조준 사격까지 한 점에 미뤄 단순 따돌림뿐만 아니라 가혹 행위나 구타 등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조사 중이다.
그러나 설사 구타와 가혹 행위 등에 따른 정상 참작이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동료 병사를 살해했기 때문에 무기징역이나 사형 선고를 피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