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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간첩조작" 조선족 협조자, 피로 쓴 "사과 편지"..왜?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4.07.07일 07:38

한국 국가정보원 간첩조작 사건에서 협조자로 일한 혐의로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김모(61)씨가 조작된 증거로 한때 간첩으로 몰린 옛 서울시공무원 유우성씨게에 자필로 용서를 비는 편지를 보내왔다. 로이슈가 5일 공개한 친필 편지에서 김씨는 “국정원과 검찰이 이렇게 곤경에 처했을 때 도와주면 앞으로 국적 문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라며 “우성군에게 피해를 주거나 모해하려는 의도는 생각지 못했다”라고 썼다.

김씨는 지난 3월 국가정보원의 유우성 출입경 기록 조작 사건과 관련해 국정원에 협조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다가 서울 영등포구 한 모텔에서 목을 그어 낸 피로 ‘국정원 국조원’이라고 쓴 당사자다. 당시 경찰은 피가 흘려내려 잘 구분이 안됐지만 ‘조’자였다고 증언했고, 이를 두고 인터넷에선 ‘국가조작원의 줄임말’이란 해석이 나왔었다.

김씨는 편지에서 “국정원이 유가강(유씨의 중국식 이름)의 출입경 기록 등을 입수해달라는 부탁이 두 번이나 있었지만 모두 거절했다”면서도 결국 “답변서를 의뢰할 때 거절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또 “국정원의 요구가 그처럼 절박하였습니다”라고도 했다.

세월호 침몰 참사 때문에 잊혀졌지만, 국가정보원은 이 간첩조작 사건으로 남재준 전 원장이 세월호 참사 하루 전인 15일 대국민 사과를 하는 등 총체적 위기에 빠져 있었다. 검찰은 국정원 대공수사국 김모 과장(일명 김사장)과 중국 국적의 협조자 김씨 등 2명을 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 모해증거위조 및 모해증거위조 증거사용죄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김씨는 유씨에 대한 간첩혐의 공판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중국 싼허 변방검사창 명의의 정황설명서에 대한 답변서를 위조해 국정원 김 과장에게 넘긴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또 당시 모텔에 남긴 유서 형식의 메모에 유씨를 간첩이라고 확언하는 내용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용서를 비는 편지에선 자신의 말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자신이 넘긴 위조 답변서가 유씨에게 어떤 피해를 줄지 몰랐었다고 했다. 유씨가 간첩이란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의 향후 국적 취득에 도움이 될 것이란 계산아래 국정원에 협력했다는 고백이다. 또 그럴 수밖에 없던 배경으로는 “국정원과 검찰의 곤경”을 꼽았다.

용서 편지를 쓴 김씨는 지난달 17일 열린 자신의 첫 공판에서 공소사실에 대해 인정하고 선처를 구했다. 반면 다른 국정원 직원들은 혐의를 부인해 정면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편지는 옥중의 김씨가 써서 자신의 변호인에게 전달했으며, 변호인이 다시 유씨측 변호인단에게 전달해 알려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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