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2014년 상반기 한·중 조선 수주 실적 비교/<자료: 클락슨리포트, 표=유호 기자>
올 상반기 국내 조선업이 수주 물량은 물론 수주액까지 중국에 뒤진 것으로 나타났다. 수주 물량은 수년 전부터 중국에 밀렸지만, 수주액까지 중국에 뒤진 것은 2010년 이후 4년 만의 일이다. 가격경쟁력과 중국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의 추격에 한국 업체들의 입지가 좁아지는 거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4일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가 발표하는 클락슨리포트를 분석한 결과 올 상반기 중국의 수주액은 약 146억달러로 한국의 수주액(약 132억달러)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약 59억달러 정도 수주했다. 같은 기간 화물을 실을 수 있는 중량을 나타내는 DWT와 건조 난이도 등을 고려한 수정환산톤수를 뜻하는 CGT 모두 중국이 한국을 앞선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은 올 상반기 약 3176만DWT, 약 909만CGT를 수주했다. 반면 같은 기간 한국이 수주한 물량은 약 1722만DWT, 약 555만CGT다. 중국과 비교하면 DWT와 CGT가 각각 44%, 39% 적다.
2010~2014년 상반기 한국과 중국의 수주물량을 분석해 보면 2011년 CGT를 제외하고 DWT, CGT 모두 중국이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2011년 상반기 한국과 중국은 각각 1021만CGT, 792만CGT를 수주했다. 반면 수주액은 2011년부터 3년 연속 한국이 중국을 앞섰다. 양국의 CGT 격차가 가장 적었던 2012년 상반기(한국 380만CGT, 중국 436만CGT)에도 한국은 149억달러를 수주하며 중국(96억달러)을 50억달러 이상 앞질렀다.
중국은 중대형선박과 벌크선 등 상대적으로 가격이 싼 선박 중심으로 수주한다. 반면 한국이 수주하는 선종은 해양플랜트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이 대부분이다. 그동안 DWT나 CGT에선 중국에 밀리지만 수주액에서 중국을 앞서는 이유였다.
그러나 올 상반기 중국은 한국보다 14억달러 정도 많이 수주했다. 수주액을 앞선 건 2010년 이후 4년만이다. 2010년 중국과 한국은 각각 200억달러, 188억달러를 수주했다. 올 상반기 양국의 수주액 격차는 2010년보다 2억달러 정도 벌어진 셈이다.
국내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는 철광석 물동량 증가에 따른 운임지수 상승으로 중국 업체에 유리한 벌크선 발주가 증가했다”며 “올 상반기 전세계 발주량은 전년 상반기보다 약 20% 줄었지만, 벌크선 발주량이 많아 중국 업체들이 수혜를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유호 기자 ryh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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