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산악회는 산에 안가요”
日관광객에 성매매 알선 50대
이름뿐인 산악회로 조직 만들어
수년째 서울 중구 명동 일대에서 일본인들을 상대로 성매매 알선행위를 해 온 김모 씨(58)는 2010년 위기를 맞았다. 외부에서 굴러온 ‘신세력’이 일본인을 앞세워 호객행위를 벌이면서 ‘토박이’ 호객꾼들의 수입이 부쩍 줄어들었기 때문. 김 씨와 동업자 30여 명은 같은 해 8월 “우리 상권을 지켜내자”며 ‘명동산악회’를 조직했다. 불법으로 성매매를 알선하면서 명동 일대의 외부 호객꾼들을 몰아내기 위한 말뿐인 산악회였다. 조직원이 외부 호객꾼과 마찰을 빚을 경우 합의금과 변호사 비용을 지원하기 위해 회비도 걷었다.
조직원들은 명동 일대의 호텔 입구에서 4, 5명씩 무리를 지어 다른 호객꾼들의 영업을 차단하면서 “예쁜 한국 아가씨와 연애하고 가라”며 호객행위를 했다. 이들은 일본인 관광객들을 서울 강남과 미아리 등지의 성매매 업소로 인계하고 건당 알선료 10만 원을 받는 방식으로 약 25억 원을 챙겼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5일 일본인 관광객들에게 성매매를 알선하고 불법 조직을 결성한 혐의로 산악회 조직원 27명을 검거하고 회장인 김 씨 등 간부 5명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은 결성한 지 2년이 되도록 한 번도 함께 등산을 간 적이 없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고현국 기자 m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