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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징진지·日 도쿄전략특구 육성…한국만 '메가시티 전쟁' 逆주행

[온바오] | 발행시간: 2015.01.15일 22:53
수도권 규제에 발목 잡힌 한국

거대 도시권 중심 발전전략

中징진지 인구만 1억5000만

파리, 공장설립허가제 폐지

런던은 IT기업 법인세 인하

[한국경제신문 ㅣ 김은정 기자] 현대자동차는 작년 말 중국 베이징 인근 허베이성에 제4공장을 짓기로 결정했다. 당초 현대차는 서부 충칭시에 제4공장 건립을 추진했다. 계획을 바꾼 건 중국 정부가 허베이성 투자를 끈질기게 요구해서다. 세계 최대 ‘메가시티’ 건설을 노리는 중국 정부의 징진지(京津冀·베이징 톈진 허베이의 약칭) 일체화 계획의 일환이었다.

거대도시 경쟁 나선 중·일

메가시티는 도시 개념을 넘어선 하나의 독립된 주체로 글로벌 경쟁의 전면에 나서고 있다. 이미 세계 각국에서는 대도시와 인근 지역을 연계한 거대 도시권을 중심으로 한 발전 정책을 추진 중이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는 지난해 “글로벌 경제 통합이 가속화되면서 국가 간 경쟁뿐 아니라 주요 도시 간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며 “앞으로 메가시티 구축을 위한 주요 국가들의 각축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중국의 최근 움직임도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중국은 2000년대 들어 권역별 대도시권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징진지 프로젝트에 가속이 붙은 것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2월 “징진지 일체화 계획은 국가 차원의 중대 전략”이라며 신속한 추진을 지시하면서다. 징진지의 세 지역을 합치면 면적이 21만6000㎢에 달한다. 남북한을 합친 한반도 면적(21만9000㎢)과 엇비슷하다. 해당 지역 인구는 총 1억5000만명에 이른다. 메가시티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대로 가면 이르면 20년 내 징진지는 웬만한 강대국을 능가하는 규모로 올라설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 세계 메가시티는 서울을 포함해 12개(2013년 기준)로 이 중 5개가 중국 도시다.

글로벌 메가시티 패권을 잡기 위한 일본의 움직임도 치열하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새로운 성장 전략으로 도쿄권역의 국가전략특구사업을 내세우고 있다. 규제 완화를 통해 해외 기업을 유치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겠다는 게 골자다. 대규모 재개발과 토지 용도 변경 등을 쉽게 하고 오피스빌딩에 인접한 고층 아파트의 용적률을 완화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일본은 1950년대 수도권 강화 정책으로 지역 불균형 문제가 불거지자 수도권 규제를 도입했다. 하지만 1980년대 이후 상황이 달라졌다. 오랜 기간 대도시권 성장을 억제하는 과정에서 도쿄의 성장잠재력은 지속적으로 약화돼왔다는 평가를 받았다.

결국 일본 정부는 1980년대 후반에서 1990년대에 걸쳐 규제 일변도의 정책을 폐기하고 수도권 역할과 기능을 강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2000년대 들어서는 아예 수도권 구시가지의 공장 설립에 관한 법을 폐지하고 도시재생특별조치법까지 제정했다.

수도권 규제 포기한 영국 프랑스

영국 프랑스 등도 글로벌 메가시티 육성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영국은 1940년대 이후 시행해온 대도시 규제 정책을 1980년대 들어 육성 쪽으로 전환했다. 제조업 몰락과 외환위기 등 경제위기에 맞닥뜨리면서다. 2010년부터는 런던 동부를 정보기술(IT) 중심지로 개발하기 위해 법인세를 인하하고 연구개발(R&D) 투자비용에 비례해 면세혜택을 주고 있다.

프랑스도 정책 노선 변경을 추진한 사례다. 프랑스는 1960년 파리와 지방 간 격차가 ‘파리와 프랑스의 사막’으로 표현될 정도로 심각해지면서 파리권 성장을 억제하는 종합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1970년대 경기 침체와 실업률 증가를 겪은 뒤 규제 완화로 돌아섰다. 과밀부담금제를 없애고 공장설립허가제도 폐지했다. 2009년에는 2012년부터 10년간 350억유로(약 45조700억원)를 투입해 파리를 뉴욕을 앞서는 글로벌 메가시티로 육성하겠다는 계획까지 내놨다.

도시 경쟁력=국가 경쟁력

수도권 규제에 묶여 옴짝달싹 못하는 한국은 글로벌 메가시티 전쟁에서 낀 처지로 전락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본의 선진 메가시티가 대도시권 규제 완화와 대대적인 투자로 글로벌 거점으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는 데다 후발주자에 속하는 베이징 상하이 뭄바이 등 신흥 메가시티들은 빠르게 몸집을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선진국들은 이미 20여년 전에 수도권 규제를 모두 풀고 메가시티 경쟁에 뛰어들었는데 한국만 역주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현실은 글로벌 경쟁력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미국 컨설팅 업체 AT커니가 분석한 ‘글로벌 도시지수’에서 지난해 서울(12위)은 베이징(8위)에 처음으로 뒤처졌다.

AT커니는 전 세계 84개 도시를 대상으로 사업 활동, 인적 자본, 정보 교환, 문화 경험, 정치 참여 등 5개 부문을 평가해 2년마다 결과를 발표한다. 서울은 지난 세 차례 조사에서 모두 10위권을 유지했지만 껑충 순위가 오른 베이징 등에 밀려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김동주 국토연구원 부원장은 “선진국들이 균형 발전이 아닌 지역 경쟁력 강화로 수도권 정책 패러다임을 전환한 것을 눈여겨봐야 할 시점”이라며 “한국도 서울 부산 등 대도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종합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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