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도 추억이
가득 담긴 검정고무신
아리랑 고개도 같이 넘어온
어머님 인생의 길동무
일밭길에 찍히고
먼 장터길에 찍히고
내 마음에도 찍힌
어머님의 검정고무신 자국
때론 버려도 아깝지 않은 신을
아이처럼 보자기에 싸 등에 업고
맨발바람으로 다니던
어머님이 보배처럼 간직하던 신
째지면 바느실로
가로세로 꿰매 신어도
집에서는 저마다 끌고 다닌
우리 집 돌개신
오늘 그 발자국 찾으며
고향길 다시 걷노라니
하얀 치마저고리 울 엄마
검정고무신 끌며 마중오신다
박우물
너무도 정가로와
흐려질가 손대기도 겁나
엎드려 한모금 마셨더니
뼈속까지 파고드는 고향의 정
잠간 귀를 강구니
졸졸졸 흘러가는 물소리에 실려
개구쟁이들 호탕한 웃음소리도
귀맛 좋게 들려오고
어느새 내려왔는지
물속에서 방실 웃는 해님
어머님의 고운 얼굴로
나를 바라보고…
하냥 맑은 거울로
고향의 박우물은
어린 자식 수없이 키워준
마름 없는 어머님 젖줄기
/심정호
편집/기자: [ 리영애 ] 원고래원: [ 길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