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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정의 인기음식-온반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04.14일 11:14

(흑룡강신문=하얼빈)우리 가정의 대표음식이 뭐냐고 묻는다면 식솔들은 한입처럼 온반이라고 할것이다. 그것은 온반이 특별히 값지거나 입맛이 뛰여나서가 아니라 수십년을 하루같이 우리 가정의 명절음식, 생일음식 또 손님대접 음식으로 밥상을 빛내주고 있기때문이다.

  고향이 평안도인 어머니는 온반은 평안도 음식이라고 했다. 그런데 내가 고향마을에 있을 때 우리 동네에도 평안도가 여러집 있었지만 우리 집밖에 온반을 만드는 집은 보지 못했다.

  어머니는 닭을 잡으면 뭐니뭐니 해도 온반을 만들어야 먹어야 먹은것 같다고 늘 말씀했다. 딸만 넷을 둔 어머니는 사위를 맞을적마다 차려주는 첫 음식 역시 온반이였다. 어머니는 온반을 만든뒤 난생 처음 맛보는 사위들에게 온반을 먹는 방법부터 가르쳐 주군 했었다.

  그런 어머니의 온반 솜씨가 고스란히 나에게 전해졌다. 물론 흐르는 세월과 함께 가정을 이루어 30여년간, 온반도 내 손에서 많은 변화를 가져와 오늘 우리 집 온반은 내 이름표가 붙은 독특한 온반이라 해도 과언은 아닐것 같다.

  온반의 주재료인 닭은 토종닭이 제격이지만 그것을 얻기 힘들경우 산 닭을 선택한다.(고기닭도 온반을 만들수는 있다) 요즘은 건강음식, 보양음식을 많이 선호하기에 닭을 삶을 때 인삼, 오미자, 마늘을 넣어 고기가 푹 무르고 국물이 진하게 우러날 때까지 끓여 구수한 육수물이 나오게 한다. 옛날엔 닭고기국물에 있는 기름을 그대로 먹었지만 지금은 가제천에 기름을 깨끗이 밭아낸다. 그래야 입맛이 개운하고 몸에도 좋다. 다음 신경을 써 장만해야 하는것이 온반에 올리는 꾸미다. 삶은 닭고기는 먹기 좋게 가늘게 찢어서는 후라이팬에 넣고 마춤히 닦아 물기를 없애고 쫄깃쫄깃한 고기의 탄성을 살린다. 두번째 주재료는 말린 버섯인데(느타리버섯, 개암나무버섯) 버섯은 미리 물에 불려 퍼지게 한후 끓는 물에 삶아 찬물에 헹군다. 그다음 물기를 뺀후 후라이팬에 기름을 약간 두르고 달달 볶아낸다.

  옛날 어머니는 닭고기와 버섯을 같이 솥에 넣고 볶았지만 나는 각자의 맛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저마끔 볶는다. 어머니 시절엔 음식거리 장만이 힘들었던 탔에 두부를 보자기에 넣고 짜서는 물기를 없애고 마른 가마에 닦아서 꾸미에 보태군 하였지만 나는 두부 대신 보기 좋고 맛도 있는 닭알 지단을 부쳐서는 가늘게 채썰어 보탰다. 나중에 닭고기와 버섯을 한데 섞고 파, 마늘, 참깨, 참기름, 미음, 깨소금, 고추가루, 간장을 넣고 버무린다. 이러면 온반 꾸미가 완성된다.

  밥은 흰 이밥인데 물을 조금 적게 잡고 고슬고슬하게 지어야 온반의 맛을 살릴수 있다. 또 온반을 먹을 때는 양념장을 빼놓을수 없기에 사전에 간장, 파, 마늘, 고추가루, 풋고추 등으로 양념장을 만들어 놓는다.

  온반은 그릇에 담는것부터 다르다. 제일 밑에 먼저 꾸미를 깔고 그다음 밥을 소복이 덮고 그 우에 또 꾸미를 얹고 또 그 꾸미우에 닭알지단을 곁들여 곱게 올린후 마지막에 고기육수를 붓는다.

  온반은 먹는 방법도 특별하다. 그릇에 담긴 온반은 우에서부터 아무렇게나 내리 파서 먹는것이 아니라 절벽을 깎듯이 그릇의 한모퉁이 우, 아래를 허물어 먹은후 또 그렇게 조금씩 조금씩 차례로 먹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쫄깃쫄깃한 밥맛이 사라지고 꾸미들이 다 들고일어나 범벅이 되므로 온반이 아닌 닭고기 '국밥'이 되고 만다. 그리고 첫 숟가락을 대서부터 차곡차곡 몰밀어가며 양념장을 쳐야 더 맛이 난다. 그런가 하면 온반은 먹는 어간어간 뜨거운 육수를 부어가며 먹어야 한다.

  온반(温饭)은 한자 이름과 같이 따뜻하게 만들어 먹는 음식이다. 그러므로 온반을 먹을 때면 식구들이 모두 상에 둘러 앉은다음 비로소 온반 그릇들이 오른다. 간혹 어느 한 사람이 먼저 식사를 할 경우 그 사람에게만 뜨거운 온반 한 그릇 먼저 오르게 된다.

  온반은 기름에 볶은 닭고기와 버섯의 맛, 그리고 뜨겁고 구수한 닭고기 육수에다 향기로운 밥맛까지 한데 어울리고 거기에 양념까지 첨부되며 조화를 이룬 한낱 달큰하고 구수한 음식이다. 온반은 땀흘리며 먹어서 그런지 많이 먹어도 소화가 잘되는것이 또한 다른 음식과 구별되는 점이다.

  우리 가정에서는 온반을 아침에 먹는 음식으로 알고있다. 설날같은 명절날 아침상에는 더 말할것도 없고 식솔들의 생일날 아침상에도 미역국이 아닌 온반이 오른다. 그런가 하면 귀한 손님이 와도 가정 주부인 내가 음식 솜씨를 자랑할건 그래도 온반이 첫손에 꼽힌다.

  그렇게 온반은 우리 가정의 밥상을 빛내주는 인기 음식이다.

  /김춘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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