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예진·한가인·송혜교 등 난감한 스타일 자주 화제
사진발 안받는 옷에 본인의 실험정신도 한몫
최근 드라마 '해를 품은 달'과 영화 '건축학개론'의 잇따른 흥행으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탤런트 한가인. 데뷔 때부터 독보적인 미모로 화제를 모아왔지만 네티즌들이 붙여준 '불명예스러운' 별명이 하나 있다. '패션 테러리스트'. 지난달 '해를 품은 달' 종방연에서 그가 선보인 '빨간 롱원피스 위에 검정 가죽 재킷' 스타일은 그의 대표적인 '워스트(worst·가장 나쁜)' 사례로 방송·패션가에서 회자됐다.
대한민국 대표 청순미인 손예진도 '난감한' 패션으로 자주 화제가 되는 배우 중 하나. 회색 니트에 꽃분홍색 카디건, 하늘색 셔츠 밑에 노란색 줄무늬 미니스커트 등이 그의 대표적인 '난감 패션'이다. 어깨가 드러난 붉은색 체크 원피스 차림으로 행사에 나타났던 탤런트 박진희, 킬힐(굽이 매우 높은 하이힐 구두)에 긴 양말을 즐겨 신는 탤런트 송혜교도 "코디네이터가 안티가 아니냐"는 얘기를 들을 정도로 패션 때문에 뒷말을 듣는 스타이다.
개인 스타일리스트들이 골라주는 '비싸고 좋은 옷·아이템'만 걸칠 것 같은 여성 톱스타들이 도대체 왜 이런 수모를 당하는 걸까. 한 유명 스타일리스트는 "아방가르드(비정형)하거나 무늬가 너무 많은 옷, 전반적인 라인이 너무 풍성한 옷은 도무지 사진발을 받지 않는데 문제의 스타들은 그런 옷들을 입고 사진에 찍혀서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경우"라고 했다.
"실제로 보면 그다지 나쁘지 않은데, 막상 카메라에 찍히면 못나 보인다"는 것이다. 이 스타일리스트는 "그렇다고 이런 걱정 때문에 스타들을 늘 평범하게 입힐 수는 없다"며 "그런 건 연예인도, 스타일리스트도 모두 원치 않는다"고 했다.
경력 6년차의 또 다른 유명 스타일리스트는 "한가인, 손예진 등은 지나치게 실험정신이 강하거나 자신의 장점을 잘 모르고 트렌드만 따라가려다 낭패를 본 경우"라고 했다. 이름만 대면 알 법한 '톱스타 군단'을 스타일링하고 있는 또 다른 유명 스타일리스트는 "화보 사진과 인터넷 보도 사진을 구분하지 못하는 스타일리스트들도 문제라면 문제"라고 했다. "잡지 화보의 파격적인 패션 연출에 익숙한 스타일리스트들이 상황을 보지 않고 그 스타일을 그대로 연예인에게 입혀 언론에 노출되게 하니 논란이 된다"는 얘기다.
그는 또 "미모가 뛰어나니 상대적으로 팬들의 기대가 높은 부분도 있다"며 "'아, 쟤는 얼굴이 예쁘니 옷도 어울리게 입을 거야'라고 생각했다가 의외의 모습을 보면 더 충격적인 것"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박세미 기자 runa@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