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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보다 한국어른들이 "쟤랑 놀지마…"상처

[기타] | 발행시간: 2012.04.18일 07:30
[머니투데이 최은혜 기자][[제노포비아! 다문화 사회의 赤신호]<2>]

(서울=뉴스1) 박지혜 인턴기자 = 국내 최초로 설립인가를 받은 다문화 대안초등학교인 '지구촌학교'가 2일 서울 구로구 오류동에서 개교식과 입학식이 열린 가운데 지구촌학교 입학생들이 사진을 찍고 있다.

경기도 군포시에 사는 고3 B양(18)은 한국에서 태어났지만 어머니가 베트남인 이라는 이유로 학창시절 내내 놀림을 받고 있다.

"어느 날 학교에서 같은 반 남자아이가 베트남어를 우스꽝스럽게 흉내 내면서 장난을 쳤어요. 너무 화가 나서 책상을 걷어차고 싶었어요. 한국 사람들이 하얀 얼굴의 서양 사람들에게는 안 그러면서 아시아 사람들은 무시하는 게 이상해요."

B양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외국에 나가서 무시당하는 것을 보면 서로 분노하면서, 정작 국내에서 함께 살아가는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는 무심해서 안타깝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국내에 체류하는 이주노동자와 결혼이민자 등이 증가하면서 다문화가정의 학생도 급증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의 인식은 예전에 비해 나아지기는 했어도 여전히 편견에 휩싸여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아버지가 파키스탄인인 C양(중3·경기도 안산)도 "또래 친구들보다 어른들의 편견과 차별의식이 더 상처를 준다"고 말했다.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의 부모들이 "걔랑 놀지 마", "너희는 외국인이니까 가까이 오지 마", "우리 아이를 다른 학교나 반으로 옮겨 달라"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다.

17일 교육과학기술부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다문화 학생 수는 해마다 급증하는 추세다. 2007년 1만4654명, 2009년 2만6015명, 2011년 3만8678명 등으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다문화학생의 비율은 국내 초중고 전체 재학생의 0.55%에 달했다. 2014년에는 이 수치가 1%를 넘을 것으로 교육당국은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교과부는 다문화 학생들을 위한 한국어 강좌 개설과 이중언어 강사 배치 등 '다문화 학생 교육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문화'라는 수식어를 과도하게 이용하는 것이 오히려 아이들에게 '꼬리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국이주인권센터의 김기돈 사무국장은 "'다문화가정'이라는 이름으로 분리하고 구분해 특별한 관리가 이뤄지면 그들이 모두 부족한 점이 많은 문제 집단이라는 편견이 생길 여지가 크다"고 말했다.

김 사무국장은 "학교가 '다문화반'을 따로 지정해 방과 후 한글교육 등 보충교육을 시키는 것은 한편으로 생각하면 또 하나의 '분리'가 될 수 있다"며 "한글이해가 부족하지도 않은 아이가 굳이 '다문화'라는 말로 구분돼 한글수업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는 것"이라고 전했다.

다문화 청소년 지원기관인 무지개청소년센터의 김재우 팀장 역시 같은 의견을 나타냈다. 그는 "미취학아동과 초등학생이 대다수인 다문화가정 아이들은 어려서부터 한국에서 살아왔기 때문에 이질감을 느끼지 않는데 오히려 주변의 말이나 행동, 시선 때문에 정체성에 혼란을 겪을 때가 많다"며 "다문화가정의 자녀들이 일반 청소년들과 함께 통합교육을 받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서울대 중앙다문화교육센터의 통계자료에 의하면 국내 외국인근로자의 학령기 자녀 2114명 중 초등학생은 66%, 중학생 22%, 고등학생 12%로 집계됐다. 국제결혼가정 자녀 3만6773명 중에서도 초등학생이 74.1%, 중학생 19.6%, 고등학생 6.0%로 초등생 비율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정부의 다문화가정 지원 방안이 체계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경기도 시화초등학교에서 다문화 학급을 담당하고 있는 김 미 교사는 "각종 지원들이 체계 없이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게 문제"라며 "비슷비슷한 내용의 프로그램을 일회성으로 하다 보니 실질적 도움은 크지 않을 때가 많다"고 꼬집었다.

이렇다보니 여러 부처에서 산발적으로 실시되고 있는 다문화 정책을 한 데 모을 수 있도록 중앙정부 차원의 '컨트롤 타워'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국다문화센터의 김성희 사무총장은 "정부의 이민 다문화 정책에서 예산이나 사업의 편중이 심각하다"며 "한편에서는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존재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중복수혜자들이 생겨난다. 이는 정확한 조사와 통계가 없고 통합적인 행정과 컨트롤 타워가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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