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거리 곡예를 펼치는 중국의 10대 소녀가 화제다. 이 소녀는 또래 아이처럼 책을 선택하는 대신 칼날 위에 올라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중국 저장(浙江) 성 원저우(?州) 출신인 시에(13)는 관객 앞에 서는 순간이 즐겁다. 그는 바닥에 놓인 고기용 칼 위에 올라선 뒤 여유로운 자태를 뽐내 박수를 받는다. 시에는 단순히 칼날 위에 오르는 것만 아니라 무게 5kg짜리 물통 2개를 동시에 들어 올려 보는 이를 감탄케 한다.
시에는 일곱 살 때부터 칼날에 몸을 맡겼다. 그는 길거리 공연을 펼치는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곡예사 꿈을 키웠다. 시에의 아빠도 열 살부터 각종 곡예를 배운 것으로 알려졌다. 한 마디로 '부전여전(父傳女傳)'이다.
시에의 아빠가 딸을 처음부터 곡예사로 키우려 한 건 아니었다. 여건상 딸을 데리고 다니며 공연을 펼치다 보니 자연스레 시에도 칼날에 올라서게 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시에의 재능을 알아본 그의 아빠는 딸을 곡예사로 키우기로 결심했다. 그는 딸이 ‘여성 곡예사’라는 점에서 경쟁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여러 지역을 떠돌다 보니 시에는 학교에 제대로 다니지 못했다. 결국 시에는 학교에 갈 것인지 길거리를 누빌 것인지 선택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시에의 아빠는 자신을 따라다니게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연으로 얻는 수익이 짭짤했기 때문이다. 시에는 공연당 300위안(약 5만4000원) 정도를 받고 있다.
어쩔 수 없이 학교를 떠났지만 시에는 다시 학교로 돌아갈 날을 기다리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 적응하려면 공부도 소홀히 할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저는 중학교 과정까지는 마치고 싶어요. 다만, 현재로써는 언제 학교에 돌아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사진=중국 시나닷컴 캡처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