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으로 위장한 캐나다 경찰관이 도시 한복판에 휠체어를 타고 나섰다가 시민들의 온정에 깜짝 놀라고 말았다. 그는 최근 장애인을 노린 범죄가 날로 늘어나자 위장수사를 하던 중이었다.
미국 ABC 뉴스 등 외신들에 따르면 마크 홀스리는 지난주 캐나다 밴쿠버의 한 저소득지역에 전동휠체어를 타고 나타났다. 장애인으로 위장한 그는 휠체어에 탄 채 작은 사거리에 가만히 멈춰 섰다.
홀스리는 누가 봐도 몸이 불편해 보였다. 휠체어에 힘없이 앉은 모습은 금방이라도 바닥에 쓰러질 것만 같았다. 앞으로 멘 가방 지퍼는 열렸으며, 안에 든 현금까지 적나라하게 보였다. 나쁜 마음만 먹는다면 홀스리에게서 돈을 뺏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홀스리는 잇따라 발생하는 장애인들을 노린 강도범을 잡기 위해 위장했다. 그러나 이날 그가 마주한 300여명의 시민들은 그의 돈을 뺏기는커녕 각종 온정을 베풀어 홀스리를 감동케 했다.
한 시민은 홀스리에게 다가가 그가 가진 카메라에 관심을 보였다. 그러더니 자기 엄마도 휠체어를 타고 다닌다며 홀스리에게 “강도를 조심하라”고 따뜻하게 말했다. 그는 홀스리의 가방이 열려있자 조심스레 닫아주기도 했다. 홀스리를 위해 기도한 시민도 있었다.
위장수사를 끝낸 홀스리는 “매우 고무적인 하루였다”며 “시민들의 따뜻한 마음에 감동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날 범죄와 싸워왔지만, 사회에는 나쁜 사람보다 착한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고 덧붙였다.
홀스리는 “강도를 당한 장애인들은 큰 위험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며 “흉기로 위협해 장애인들에게 돈을 뺏어간 최근 범죄에 우리는 크게 분노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혹시나 나쁜 마음을 품을 이들에게 말하건대, 시민들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라”고 강조했다.
세계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