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꺼번에 랭면 여덟사발씩 나르는 젊은 복무원총각의 얼굴에는 웃음꽃이 피여나고있다.
-연길시복무대루랭면부, 력사속에 사라지는가싶더니 《환생》하게 된 사연
2012년 여름, 날마다 수십, 수백명의 시민들이 연길시 시대광장 동쪽에 있는 한 낡은 층집 철거현장을 찾았다.
시민들이 쨍쨍 내리쬐는 땡볕에서 《얼마전까지도 손님들이 실북나들듯 찾아오던 〈복무대루랭면부〉를 왜 갑자기 허무는가? 어디로 이사 갔는가?》며 철거 책임자에게 복무대루랭면부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진풍경이 여름내내 지속됐다고 한다.
시민들이 오랜 기간 습관적으로 《복무대루랭면부》라 불러온 이곳은 연길시복무청사랭면부이다.
당해 6월 2일, 연길시백화청사의 확장건설로 하여 그와 이웃하고있던 연길시복무청사가 철거범위에 들면서 시민들의 시선에서 《사라졌던》것이다.
아주 오랜 시간동안 《연길랭면》하면 떠오르는 음식점은 《복무대루》와 《진달래》였다.
수십년간 전통의 맛을 뽐내며 랭면업계의 선두주자로 달리던 이들에게 우후죽순마냥 나타난 민족호텔, 하남식당, 청향관, 솔화분, 삼천리, 공원교, 순이 등 수많은 랭면부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여 최근 년간 연길의 랭면업계는 제후들의 경쟁이 치렬했던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하지만 전통의 맛을 반세기동안 이어온, 남녀로소가 즐겨찾는 랭면브랜드로 군림한지 오래된 복무대루랭면의 《절대지존》의 지위는 변하지 않았다.
《연길랭면》이 2013년의 《중국 10대 유명면식》영예에 이어 2014년에는 《중국미식지도》에 편입돼 쟁쟁한 《국자호》미식에 들기까지 복무대루랭면이 큰 한몫을 담당했다고 해도 절대 과언은 아니다.
3.8부녀절, 5.1로동절, 6.1아동절, 8.15로인절, 9.3자치주창립일...... 무릇 명절때면 하루 3000사발씩 팔리고 평일에도 매일 2000사발씩 팔리며 많은 시민들이 오래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사먹을수 있던 대성황이 건물철거로 력사가 돼버리는가 싶더니 시민들의 안타까운 기다림은 7개월만에 비로소 이루어졌다.
2013년 1월 19일, 연길시수도공사 서쪽에 위치한 중우호텔 1층에 《원 복무대루랭면》《중우랭면우육면부》가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였던것이다.
연길시복무청사음식유한회사의 당지부서기 겸 랭면부 경리를 맡았던 허성일이 리사장 장철평과 함께 회사의 철거로 인해 정리실업자가 된 일군중 주방의 골간일군 20명을 이끌고 창업에 나섰다. 두사람은 복무대루에 근무한적 있는 중우호텔의 건물주로부터 중우호텔 1층의 300평방메터되는 공간을 임대받고 《중우랭면우육면부》를 오픈했다.
하여 1958년에 연길시 번화가에 설립된 《연길식당(延吉饭店)》(《연길복무대루랭면부》의 전신)은 그 명맥을 다시 이어나갈수 있게 되었다.
허성일경리에 따르면 시민들이 복무대루랭면부를 즐겨찾는 원인은 단순히 랭면을 먹으려고 오는게 아니다. 랭면과 탕수육, 고추건두부볶음. 이 《천상의 조합》때문이라고 한다. 《궁합》이 맞지 않을것 같아보지만 함께 먹어보면 《찰떡궁합》인 이 조합. 시민들은 중우랭면우육면부에서 그 느낌을 계속 만끽할수 있게 되었다.
출국하여 몇년, 십수년씩 있다가 귀국하는 연변의 많은 이들에게 복무대루랭면은 곧바로 《고향의 맛》이였고 《고향의 소중한 기억》이다.
자치주의 초대주장 주덕해가 1966년 3월에 직접 설계에 나서 연길시중심에 재건한 《연길식당(延吉饭店)》. 현재는 총 4층, 5500여평방메터로 된 당시의 규모에 미치지 못하지만 시민들에게 소중한 고향의 기억을 되살려줄수 있어서 허성일경리는 억만금을 가진 부자들이 부럽지 않다고 감개무량해서 말한다.
연집강에서 솔솔 불어오는 하늬바람과 수상새벽시장 장사군들의 호객소리에 기지개를 켜며 새로운 아침해살을 맞는 《중우랭면우소고기면부》. 《고향의 맛》, 《민족의 맛》 지킴이로 시민들에게 더욱 큰 기쁨을 오래오래 안겨주길 기원해본다.
/사진 글: 김룡 유경봉 기자
연길시 중우호텔로 이사온 옛복무대루랭면부.
매 한사발의 맛있는 랭면을 만들기 위하여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주방일군들.
랭면과의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주메뉴들.
주방 료리사들은 랭면의 《찰떡궁합》료리를 볶아내느라 땀동이를 쏟고있다.
삼복철의 더위를 한꺼번에 해소시켜줄 랭면을 찾는 사람들로 중우랭면우육면부는 쉴새 없이 분주하다.
편집/기자: [ 유경봉 ] 원고래원: [ 길림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