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4회 연속 가요제 음원 1위... 대중 욕구 파악 능력 탁월... 그에게 바라는 것
[오마이뉴스 박창우 기자]
▲ 레옹과 마틸다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박명수와 아이유가 레옹과 마틸다로 분해 '레옹'을 불렀다. 유재석은 레옹처럼 모자를 쓴 박명수를 보고 "정창욱 셰프냐" "골무 같다"고 놀렸다.
ⓒ MBC
무도발 음원태풍이 전국을 강타하고 있다. 지난 22일 방영된 <무한도전-2015 영동고속도로 가요제>(이하 무도 가요제)에서 선보인 6곡의 노래가 25일 현재 나흘째 각종 음원사이트 상위차트를 독식하고 있다.
'이유 갓지 않은 이유'(박명수,아이유)의 레옹이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황태지'(광힁, 태양, GD)의 맙소사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으뜨거따시'(하하, 자이언티)의 스폰서($ponsor), '오대천왕'(정형돈, 밴드혁오)의 멋진헛간, '댄싱게놈'(유재석, 박진영)의 아임 쏘 섹시(I'm So Sexy), '상주나'(정준하 윤상)의 마이 라이프(My Life)(Feat. 효린 Of 씨스타) 역시 상위권에서 좀처럼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음원 깡패'라는 수식어가 결코 과장돼 보이지 않을 만큼 무도 가요제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그중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박명수다.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총 다섯 번의 가요제가 진행되는 동안 박명수는 네 번의 가요제에서 1위를 거머쥐었다. 가수들과의 협업이 시작된 2009년 올림픽대로 가요제부터 시작한다면, 사실상 전승을 거둔 셈이다. '가요제의 최대 수혜자', '진정한 위너'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닌 것이다.
박명수는 왜 유독 가요제에서 힘을 발휘하는 것일까? 우선 파트너의 힘을 무시할 수 없다. 2009년 소녀시대 멤버였던 제시카와 함께 팀을 이룬 박명수는 2011년 서해안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빅뱅의 지드래곤과 호흡을 맞췄고, 2013년 자유로 고속도로에서는 프라이머리와 짝을 이뤘다. 그리고 올해는 아이유 옆에 섰다. 당대 가장 '핫'한 뮤지션, 그리고 음원 성적에서 빼어난 성과를 자랑하는 가수들과 팀을 이뤄 작업한 것이다.
물론 인기 있는 가수와 작업을 했다고 해서 모두 뛰어난 성적을 거두는 것은 아니다. 다만, 박명수의 경우 팀을 이루기 전부터 파트너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으며, 아이돌 혹은 유명한 뮤지션과의 작업을 추구해온 것이 사실이다. 대중이 좋아할 만한 포인트를 짚어내는 박명수 개인의 감각과 능력도 무시할 수 없겠지만, 과연 그가 비주류 음악인과의 작업을 통해서도 이런 성적을 낼 수 있을지는 솔직히 의문이다.
박명수가 가요제에서 유독 강세를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지금껏 꾸준히 음악활동을 해왔다는 점이다. '개가수(개그맨+가수)'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박명수는 그간 틈틈이 곡을 발표하며 '듣는 귀'를 키워왔다. 그 결과 2013년 '박명수의 어떤가요' 특집을 성공적으로 이끌었으며, '토토가'와 같은 대박 프로젝트의 아이디어를 내놓는 성과를 이뤘다. 어떻게 보면 박명수에게 있어 가요제는 자신의 능력을 가장 잘 보여줄 수 있는 전문분야인 셈이다.
대중이 무엇을 원하는지, 또 무엇을 듣고 싶어 하는지 캐치할 수 있는 것 또한 능력이라면 능력이라고 볼 수 있다. 그의 동물적인 감각이 유독 가요제에서만 빛을 발한다는 게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래도 4회 연속 <무한도전> 가요제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분명 '박명수의 힘'임을 부인하기 어려울 거 같다.
다만 한 가지 보고 싶은 게 있다. 만약 2년 후에도 무도 가요제가 시청자를 찾아온다면, 그땐 박명수가 유명한 가수나 아이돌이 아닌, 인디 밴드 혹은 개성 넘치는 가수와 팀을 이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땐 또 어떤 음악을 만들어낼지, 그리고 결과는 어떨지. 가요제를 지켜보는 또 다른 재미가 생겨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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