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환절기, 우리 몸이 가장 먼저 느끼는 대표적인 증상이 바로 '가려움증'이다. 의학 용어로 피부 소양증이라 불리는 가려움증은 특별한 병변 부위 없이 피부가 가려운 증상을 말한다. 가려움증도 병일까 싶지만 긁어도 긁어도 미치도록 가려운 증상은 겪어 본 사람만이 그 고통을 안다.
가려움증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다. 아토피, 두드러기, 건선, 옴, 벌레 물림, 당뇨, 암, 갑상선질환, 임신중독, 약물중독 등의 질환이 있는 경우 심한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초조하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가려움증이 심해질 수 있으며, 외부 물질과의 접촉, 주위의 온도 변화, 화학적 물질이나 전기적 자극 등에 의해서도 유발될 수 있다. 하지만 건조하고 기온이 낮아지는 가을, 겨울에 나타나거나 심해지는 가려움증은 피부 건조로 인한 경우가 대다수다.
갑작스럽게 대기가 춥고 건조해지면 많은 사람이 피부 당김 현상과 각질, 따가움, 가려움증 등을 호소한다. 특히 건성 피부의 경우 가을철의 건조한 공기와 선선한 바람은 각질층의 수분을 빼앗아 미세하게 껍질이 일어나는 현상과 함께 피부 가려움증을 동반한다. 피부의 제일 바깥쪽인 각질층은 부드럽고 촉촉한 피부를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각질층의 수분이 소실되면 피부에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즉, 날씨가 각질층의 수분 증발을 부추겨 건조증을 일으키고 이로 인해 가려움증을 느끼게 되는 것. 피부의 수분 복원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60대 이후 노년층의 약 66%는 이런 피부 건조로 인한 가려움증을 앓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피부 가려움증이 주로 나타나는 부위는 허벅지와 복부, 팔, 다리 등 피지 분비가 적은 부위. 피부에 하얀 각질이 일고 밤이 되면 가려움증이 더욱 심해진다. 단순히 건조한 피부 때문에 가려움을 느낀다면 내버려둬도 큰 문제가 없지만 치료가 필요한 피부질환이거나 전신질환으로 인한 증상일 경우 방치했다가는 상태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손톱으로 벅벅 긁다가 손톱 속 세균 때문에 감염돼 곪아 덧나기도 한다. 이를 방치하면 주름이 생기는 등 피부 노화가 정상보다 훨씬 빨리 나타난다. 여기서 더 심하게 긁게 되면 홍반, 균열, 궤양, 색소침착 등이 일어나 피부가 손상될 수 있으므로 가려움증이 있다면 전문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피부 소양증 치료는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국소 스테로이드제, 냉각제(menthol 등), 캡사이신(capsaicin), 항히스타민제 등을 사용한다. 여기에 보습관리 등의 생활관리는 필수적이다. 한편 스테로이드제는 남용 시 당뇨병, 고혈압, 골다공증, 백내장, 위궤양 등 다양한 부작용 발생 우려가 있지만 치료를 위해 일시적으로 사용할 경우 큰 문제는 없다.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