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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순에 초등과정 입학하는 할머니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15.09.21일 15:13

구순에 초등과정 입학하는 할머니

  “배움에 나이는 숫자에 불과… 건강 허락하면 중학과정 도전”

  (흑룡강신문=하얼빈) “배우는 데 나이가 장애가 될 순 없어. 숫자에 불과해. 지금 내 나이 아흔이지만, 보시다시피 아직 정정해. 건강이 허락한다면 정말 중학교 졸업장은 꼭 따고 싶어.” 구순의 나이에 한국 대구내일학교 초등과정에 23일 입학하는 조남애(사진) 할머니. 한국 대구 달성군 화원읍에 살고 있는 그는 “못 배운 것이 평생의 한”이라며 “아들딸 7남매와 17명의 손자손녀들에게 자랑스런 부모,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대구내일학교는 대구시교육청이 만 18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한 학력인정학교다. 초ㆍ중학 과정 각 3년으로, 별도의 진단평가를 거쳐 초등은 1년, 중학교 과정은 2년 만에 졸업할 수 있다. 금포초등학교 몇몇 초ㆍ중학교에 학습장을 두고 있다. 국어 영어 한문 수학 과학 사회 등을 주 3일, 하루 2시간씩 수업한다. 달성군은 군청 인근 금포초등학교까지 초 할머니의 통합을 지원할 계획이다. 23일 입학식에는 초등 153명이 입학하게 된다.

  초등과정 평균 연령은 68세로, 조 할머니는 이들 중에서도 최고령이다.

  조 할머니가 내일학교에 입학하게 된 것은 일제강점기 때 4년제 ‘소학교’를 몇 년 다녔지만 당시 소학교에선 한글을 가르치지 않았고, 이후에도 글을 배울 기회를 얻지 못한 때문이다. 그는 “충북 영동이 고향인데, 일본이 설립한 소학교를 다니다 구세군사관학교를 나온 부친을 따라 강원도 어느 광산촌으로 이주했고 학업을 중단했다”며 “15세가 넘어 학업을 이어갈 기회가 생겼지만 태평양전쟁이 터지면서 젊은 처녀들이 정신대로 끌려가는 것을 피하려고 산골에 숨어살아야 했다”며 한글을 배우지 못한 과정을 설명했다. 당시 서민층 소녀들은 정신대 징발을 피하기 위해 산골에 숨어 살거나 일찍 결혼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조 할머니도 산골에 숨어살다 20살이 되기 전에 결혼하면서 대구에 정착했다.

  조 할머니는 “당시 소학교에선 한글을 가르치지 않았다. 일본인 교사는 일어만 가르쳤다. 어떻게 가나다라는 익혔지만, 제대로 배우지 못해 소리 나는 대로 적다 보니 다른 사람들이 보고 수군거리기 일쑤였다. 부끄러웠다. 7남매들 모두 공직에서 은퇴했으니 부담 없이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며 내일학교 진학 배경을 밝혔다.

  처음부터 내일학교에 가려 했던 것은 아니다. 원래 집 근처 영어학원에서 영어를 배울 생각이었다. 한글이 부족한 것을 알게 된 영어학원 원장의 원유로 내일학교에 입학하게 됐다.

  조 할머니는 “바깥양반과 사별한 뒤 자식들은 여행이나 하면서 여생을 보내라고 했지만 배우지 못한 서러움보다 더 슬픈 것은 없다”며 “건강이 허락할 때가지 무엇이든 계속 배우겠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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