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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5천원 뺏자고 살인하고, 2만원 털려고 차량 10대 부수는 사회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6.06.20일 07:42

수락산 살인사건 현장검증

사소한 욕심 채우려 어이없는 흉악범죄…"사회적 박탈감·적개심 표출"

양극화·유기적 네트워크 단절도 한 몫…"사회안전망 강화·소통 절실"

(전국종합=연합뉴스) 공병설 기자 = 지난 15일 새벽 충북 청주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아수라장이 됐다.

김모(26) 씨는 망치를 들고 돌아다니며 승용차 10대의 유리창을 닥치는대로 부수고 차 안에 있던 금품을 털었다. 주차장을 온통 난장판으로 만들며 거리낌 없이 범행하던 그는 아파트 경비원에 발각돼 경찰에 붙잡혔다.

한밤중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무법지대인양 난동을 부리며 요란스럽게 훔쳐낸 돈은 고작 2만4천90원.

남의 재산을 마구 부수고 소중한 생명까지 해치는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으나 정작 손에 쥔 것은 몇 푼 안 되는, 황당한 범죄가 최근 적지 않게 발생했다.

하나같이 '고작 돈 몇 푼 때문에 사람까지 해칠까'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다.

피해자들로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 아닐 수 없다.

2012년 청주의 한 해장국집에서 종업원을 살해한 범인이 갖고 달아난 돈은 25만 원이었다. 적은 돈은 아니지만 사람까지 죽여가며 탐낼 만한 금액과는 한참 거리가 멀었다.

최근 등산로에서 잇따라 발생한 살인 사건 역시 금품이 목적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산행을 할 때에는 최소한의 금품만 지니는 점을 고려하면 등산객을 금품 절취의 대상으로 삼았다는 것 자체가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다. 게다가 요즘에는 신용카드를 많이 이용하므로 많은 현금을 갖고 다니는 사람은 거의 없다.

'묻지마 살인' 논란을 일으킨 서울 노원구 상계동 수락산 살인 사건은 경찰 수사 결과 강도 살인으로 결론 났다.

지난달 29일 수락산 등산로에서 6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로 검거된 김모(61) 씨는 애초 "산에서 처음 만난 사람을 죽이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보강 수사 과정에서 피의자가 열흘 이상 밥을 제대로 먹지 못한 정황을 근거로 범행 동기를 추궁한 끝에 "밥이라도 사 먹으려고 했다"는 진술을 받아냈고, 강도 살인 혐의를 적용, 검찰에 송치했다.

지난 7일 경기도 의정부 사패산에서 50대 여성 등산객을 목 졸라 살해한 정모(45) 씨가 빼앗은 돈도 겨우 1만5천 원이었다. 경찰은 정 씨를 강도살인 혐의로 구속한 뒤 거짓말 탐지기 분석 등을 통해 성폭행 목적도 있었다는 사실을 추가로 밝혀냈다.

전문가들은 이런 식의 범죄가 새로운 현상은 아니며, 일률적으로 일반화하기는 힘들다면서도 사회 차원의 관심과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사패산 살인사건 현장검증

자신의 조그만 이익을 위해 남의 생명까지 무참히 짓밟는 행위는 사회적 병리 현상으로,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공동체의 기반마저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범행으로 챙길 수 있는 '범죄 수익'의 규모에 구애받지 않는 무차별적 범행의 가장 큰 원인으로 경제적 어려움보다 상대적 박탈감이 꼽힌다.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곽대경 교수는 "겨우 몇천 원, 몇만 원을 얻기 위해 왜 끔찍한 범행을 하느냐고 생각하기 쉽지만 절대적인 곤궁에 처해 스스로를 사회의 바닥이라고 생각하면 자포자기 심정으로 비이성적인 범죄 유혹에 이끌린다"고 분석했다.

불행한 처지에 대한 자기 비하가 타인에 대한 시기, 사회를 대상으로 한 막연하고 극단적인 적개심으로 이어지는 일도 많다.

지난 15일 발생한 청주의 차량 무더기 파손 사건도 한 사례다.

이 사건을 수사한 청주 상당경찰서 한태호 수사과장은 "작은 승용차를 소유하고 살아가는 서민의 평범한 삶마저 피의자에게는 분노의 대상이 됐다"고 진단했다.

그는 "남들처럼 기본적인 것마저 누릴 수 없다는 피해의식과 사회를 향해 반발하고 싶은 충동적 욕구가 술에 취하자 순간적으로 분출된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이런 유형의 범죄자들은 진지한 고민이나 자성을 통해 자신이 처한 현실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에게서 찾아 문제를 해결하려기보다는 비난의 화살을 밖으로 돌리는 경우가 많다.

자신에 대한 합리화와 함께 세상과 사회 탓을 하면서 외부를 향해 강한 공격성을 드러내고 결국엔 폭력적인 범죄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현상의 이면에는 우리 사회의 극단적 개인주의와 갈수록 심해지는 양극화, 허술한 사회안전망, 개개인과 사회를 잇는 유기적 네트워크의 단절이 있다.

곽대경 교수는 "모든 희망을 잃고 벼랑 끝에 선 이들이 범죄라는 극단적 선택을 하기 전에 사회가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보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복지 시스템을 더 촘촘히 구축하고 이 사회 어딘가에 내 목소리에 진지하게 귀 기울여주는 사람이 있다는 믿음을 구성원들에게 줄 수 있는 공동체 문화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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