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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신청사에 외국산 유리 뒤덮은 이유

[기타] | 발행시간: 2012.05.23일 03:03
서울시청 등 랜드마크급 건물, 국산보다 에너지 효율 좋은 미국·유럽산 제품만 사용

가뜩이나 건설업 불황인데 일반 판유리도 동남아에 밀려… KCC·한글라스 10만t 재고

22일 막바지 공사가 한창인 서울시 신(新)청사. 서울광장을 바라보는 건물 전면에 쓴 6170㎡(1870평) 규모의 유리는 모두 미국 PPG(Pittsburgh Plate Glass)에서 들여온 제품이다.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 건물이지만 국산 유리를 쓰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산을 쓰고 싶어도 에너지 효율 면에서 외국제품을 따라가지 못해 어쩔 수 없었다"고 말했다.

국내 유리업계가 최근 삼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건설경기가 침체되면서 전반적인 건축용 유리 매출이 줄어드는 가운데, 랜드마크 빌딩 등 고급 건축물에 쓰이는 최고급 가공유리는 미국과 유럽산 등에 시장을 빼앗기고 있다. 일반 판유리 시장에서도 중국과 인도네시아산 저가(低價) 제품 공세에 밀려 시장 점유율이 하락세다.

현재 최고급 유리가 쓰이는 경우가 많은 국내 랜드마크 빌딩에서는 국산 유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서울시 신청사, 인천 송도의 68층짜리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서울 중구의 미래에셋과 동국제강 사옥 등에 모두 외국산 유리가 사용됐다.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사옥, 마포구 주상복합 메세나폴리스 등도 마찬가지다.

한글라스나 KCC 등 국내 유리업체는 "질적으로 큰 차이가 없는데도 외국산 선호 현상이 문제"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유리 제품의 소비자인 건설업계에선 두 업체가 만든 제품은 경쟁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한다. 열효율이 낮고 색깔도 단조로워 가격이 20~30% 비싸도 외국산이 더 낫다는 것이다. 심지어 유럽 유리업체가 중국 공장에서 만든 유리는 가격이 국산보다 싼 경우도 있다.

일반 판유리 시장에서는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등 동남아산 유리의 수입이 급증세다. 건축용 유리시장에서 외국산 비중은 2009년 16%에서 지난해 25%까지 상승했다. 수입 판유리는 국산보다 10~15% 싸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연구원 강재식 연구위원은 "유리업계에 건설업 불황이 반영되면서 최고급 유리와 저가 유리 시장에서 국내 업체가 고전할 것"이라고 했다.

국내 유리시장의 약 80%를 독과점한 KCC와 한글라스는 비상이 걸렸다. 두 회사에는 최근 10만t 이상의 유리 재고가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한글라스는 올 초 유리를 만드는 고로 1기를 가동 중단시켰다. 고로 1기를 재가동하는 데 700억원 이상이 들지만 지금으로서는 생산할수록 손해가 난다고 판단한 것이다.

유리업계에선 KCC와 한글라스가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독과점 시장에 안주하며 경쟁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정부는 2007년부터 중국산 저가 유리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국내 유리 산업을 보호하고 있다. 하지만 두 업체는 2009년 공정거래위원회가 판유리 가격 담합 조사에 착수하자, 과징금을 감면받으려고 앞다퉈 자수한 전력도 있다.

중소 유리가공업체 A사의 이모(54) 이사는 "독과점 시장만 믿고 두 업체가 일방적으로 가격을 올리는 등 횡포를 부리면서도 경쟁력은 기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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