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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가 추천하는 오늘의 책 | 태양은 다시 뜬다

[기타] | 발행시간: 2012.06.01일 14:42
잃어버린 세대의 방황과 사랑

배명희/국립중앙도서관 사서

한겨레/어네스트 헤밍웨이 지음/이한중 옮김

미국의 적대국 중 하나인 쿠바의 카스트로가 가장 좋아하는 미국작가는 아마도 어네스트 헤밍웨이일 것이다. "헤밍웨이가 쿠바에서 문학적 영감을 얻었다면 카스트로는 헤밍웨이에게서 혁명의 영감을 얻었다"라고 할 만큼 쿠바는 헤밍웨이에게는 남다른 곳이기도 하다.

그 유명한 '노인과 바다'도 바로 이 카리브해 연안을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헤밍웨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바로 이 '노인과 바다'라는 작품, 그리고 흰수염 덥수룩한 노년의 헤밍웨이가 아닐까.

1926년에 출간된 첫 장편소설 '태양은 다시 뜬다'(원제: The Sun Also Rises)는 그와 다른 청년 헤밍웨이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 소설로 "로스트 제너레이션(lost generation)"이라는 말이 유행하기도 했는데 이후 제1차 세계대전 후 방황하는 젊은 세대들을 통칭하는 용어로 사용되었다.

상실과 방황의 세대, 로스트 제너레이션

작가의 자전적 경험이 바탕이 되기도 한 이 소설의 주인공 제이크는 전쟁에서 부상을 입고 신문사 파리 특파원으로 일하는 미국 청년이다. 부상으로 인해 성 불구자가 된 그는 병원에서 그를 돌봐준 여인을 사랑하지만 맺어지지는 못한 채 친구로 지내게 된다.

파리에서도 뚜렷한 삶의 의미를 느끼지 못하고 친구들과 카페와 클럽을 방황하는 상실의 세대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소설은 그런 제이크가 친구들과 낚시와 투우를 즐기러 떠난 스페인 여행기, 그리고 여주인공 브렛과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두 축으로 전개된다.

이 소설은 헤밍웨이의 문체를 이야기할 때도 가장 많이 언급되는 작품이다. 빙산이론(Iceberg Theory)으로 유명한 그의 문체는 간결한 문장과 대화로 사실과 이미지, 움직임을 보여주되 인물의 배경이나 감정, 생각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고 생략함으로써 여러 가지 해석의 가능성을 열어둔다.

따라서 표면적으로는 하나의 여행기 또는 사랑 이야기인 이 소설은 수면 아래 감추어진 작가의 생각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감상이 가능하다.

그 중 역자가 소개한 뉴욕 주립대 스톤백 교수의 '순례 모티프'와 연관된 해석도 흥미로운 관점을 제공해 준다.

소설은 제이크가 여행의 끝에 브렛과 마드리드에서 재회하여 다시 떠나는 장면으로 마무리 된다. 상처입고 방황하지만 그럼에도 삶을 살아가는 제이크를 보며 '잃어버린 세대'이지만 그래도 "태양은 다시 뜬다"는 작가의 메시지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그래도 태양은 다시 뜬다

덧붙여 눈길을 끄는 것은 역자가 준비한 권말의 '순례로 짚어보는 소설의 여정'으로, 제이크 일행이 체재했던 파리 및 스페인 주요 여행지를 지도와 사진을 곁들여 충실히 안내하고 있다.

헤밍웨이 사후 50년이 되는 2011년을 끝으로 저작권 보호기간이 만료됨에 따라 2012년 헤밍웨이 작품의 번역본이 서점가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 '무기여 잘있거라',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와 같이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작품과 더불어 이 소설로 청년 헤밍웨이를 만나보는 것은 어떨까. 헤밍웨이에게 관심 있는 독자라면 서로 다른 번역본을 비교해 가며 읽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 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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