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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기획 최악의 산사태, 그 후 1년] 우면산같은 위험지역 서울에만 37곳

[기타] | 발행시간: 2012.06.01일 14:42
"도심지 주변 산 모두 산사태 위험지역" … 우기 이전 권역별 위험예보체계 갖춰야

지난해 서울 우면산과 강원 춘천 등에서 최악의 산사태가 일어났다. 2011년 정부 공식집계로만 43명이 아까운 목숨을 잃었다. 우리나라는 언제든 산사태가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고 있다.

피해면적은 80대에 비해 3배나 증가했다. 그만큼 예방과 대응이 중요해졌다. 내일신문은 앞으로 우리나라 산사태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보고자 한다.

"강원 춘천 마적산 자락이나 서울 우면산처럼 낮고 물을 품는 산이 우리나라에 어디 한두곳입니까. 전국적 차원의 조사와 대책이 필요합니다."

강원도 춘천시 천전리 산사태 복구현장에서 만난 김병기 강원도 산림보전팀장은 한숨부터 쉬었다.

서울 우면산과 강원 춘천 마적산 산사태가 일어난지 10개월이 흘렀다. 한달 후면 우기가 또 다시 시작된다. 정부는 대대적인 복구공사와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높다.

◆'낮고 물을 품은' 우면산과 강원 춘천 천전리 = 산사태 1년을 2개월을 앞두고 찾은 우면산은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했다. 높이 293m의 우면산 계곡에는 큰 돌로 이뤄진 돌수로가 만들어졌고 곳곳에 사방댐이 세워졌다.

우면산 전체 공구는 모두 4곳 17개소 44㏊다. 이 지역에 사방댐 25개, 돌수로 6㎞, 골막이 589개, 보막이 43개 등이 건설됐다.

서울시는 현재 총 사업비 420억원을 투입, 6월 10일까지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1·2공구 돌수로에는 물 속도를 낮추기 위해 턱이 만들어졌고 흙과 나무 등을 막아주는 사방댐도 곳곳에 건설됐다.

돌수로에는 물이 흐르지 않았다. '우면산 산사태 복구자문단' 장진찬 사방협회 전문위원은 "우면산은 토심이 깊은 곳"이라며 "비가 오지 않는 평상시에는 물이 흐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대신 정상부근 곳곳에 약수터가 보였다. 산림조합 관계자는 "이 때문에 우면산을 물이 흐르지 않고 물을 품는 산이라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물을 품은 우면산은 정상에서 한꺼번에 터졌고 물은 나무와 흙을 품은 채 산 전역으로 퍼져 내려갔다.

자원봉사 나온 인하대생 등 13명이 숨진 강원도 춘천시 천전리 마작산 자락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우면산과 사고 날짜가 같은 것은 물론 산사태가 발생한 지점도 마적산 자락 높이 240m 지점이다. 평소 계곡에 물이 흐르지 않고 용출수가 많은 것도 닮았다. "천전리(泉田里, 샘밭)라는 마을이름도 여기에서 유래됐다"는 게 전제훈 강원도 산림관리과장의 설명이다.

천전리 2곳 2.8㏊에는 5월 말까지 5억1700만원이 투입됐다.

문제는 이같이 해발이 낮으면서도 물을 품은 산이 전국적으로 수만개나 되지만 실태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위 사진)우면산 위에서 바라본 1공구 공사현장. 돌수로를 따라 멀리 지난해 산사태 당시 4층까지 피해를 입었던 레미안아파트가 보인다. (아래 사진) 물길이 비껴간 곳도 피해는 컸다. 사진은 아직도 방치된 강원 춘천시 천전리 산사태 현장. 사진 윤여운 기자>

◆"우기 다가오는데 … 시간이 없다" = 전문가들은 이미 복구가 완료단계인 우면산과 춘천 천전리보다 '제2의 우면산'을 우려하고 있다.

우면산에서 만난 산림조합중앙회 관계자는 "처음에 왔을 때 이 같은 산에 그토록 엄청난 산사태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춘천 천전리 공사현장에서 만난 춘천산림조합 관계자도 "겨우 200m 높이의 뒷동산에서 산사태가 날 줄 누가 상상이나 했겠느냐"고 되물었다.

해발 200m 갓 넘는 산이나 구릉은 전국에 부지기수다. 도심지 어느 곳에서나 쉽게 볼 수 있는 산도 대부분 해발 200m를 넘는다.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올해도 국지성 집중호우가 예상된다. 산을 끼고 있는 전국 대부분이 위험지역이라는 얘기다.

서울시가 지난해 10월부터 점검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에만 37개 산, 210개 위험지역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가 산사태 위험지역 실태조사에 나선 것은 사상 처음이다.

산림청과 지방자치단체는 6월 말까지 전수조사를 통해 산사태 취약지역 선정에 나설 계획이다. 산림보호법 개정에 따른 조치이지만 시간이 촉박한 게 현실이다. 대부분 기초지자체 산사태 담당자가 한명인데다 다른 업무까지 함께 맡고 있기 때문이다.

임상준 서울대 교수는 "도심지에 있는 크고 작은 산은 대부분 산사태 위험지역"이라며 "시간상 제한 때문에 우기 전 완성된 대책을 내놓기에는 어려울 전망"이라고 말했다. 임 교수는 "사람이 살고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대응전략과 매뉴얼을 좀 더 세밀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산림공학회 회장인 마호섭 경상대 교수는 "폭우를 피할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강우량에 맞춰 세밀하게 권역별로 산사태 위험을 예보하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여운 기자 yuyoon@naeil.com

- n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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