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사물 따라 자동으로 초점 조절
[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40대 이상이 되면 슬슬 노안을 겪는다. 사물이나 풍경이 흐릿하게 보이고 책 볼 때는 돋보기를 써야 한다. 혹자는 한 렌즈 안에 근거리와 원거리를 선택해 볼 수 있도록 설계한 다초점렌즈 안경을 쓰기도 한다.
최근 이런 사람들에게 희소식이 될 만한 스마트 안경이 개발돼 눈길을 끈다. 사람이 보고 있는 사물에 따라 자동으로 초점을 맞춰주는 안경이다. 미국 유타대학 전기 ·컴퓨터공학과 카를로스 마스트랜젤로 교수와 김한섭 부교수, 박사과정의 나즈물 하산 등이 개발에 참여했다.
스마트 안경의 렌즈에는 보습 및 미용 제품 등에 자주 사용되는 액체 '글리세린'이 사용됐다. 렌즈 앞뒤 양면은 유연한 고무 재질의 막으로 덮여있다. 뒷면의 막에는 3 개의 액추에이터(actuator, 유체 에너지를 이용해 기계적 작업을 하는 기기)가 연결되어 있다. 이 액추에이터가 막을 앞뒤로 움직여 렌즈의 빛 굴절률을 조정한다.
안경에는 적외선 거리계가 내장돼 있어 착용자와 물체와의 거리를 측정한다. 거리 데이터가 액추에이터의 움직임과 연동돼 있으므로 물건을 보고 있는 것만으로 자동으로 초점을 맞추는 게 가능해진다. 처음 사용자는 블루투스로 안경과 컴퓨터를 연결해야 한다. 전용 프로그램으로 렌즈와 눈을 조정하기 위해서다.
이 스마트 안경의 프로토 타입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7)에서 선보였다. 아직 개발 초기이기 때문에 아직 제품 모양이 투박하고 큰 게 단점이다. 마스트랜젤로 교수는 "실제 판매를 하려면 더 얇고 세련된 모양으로 다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3 년 이내에 일반 안경 같은 디자인의 상용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한편 이 프로젝트 논문은 광학 저널 '옵틱스 익스프레스(Optics Express)'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충훈 기자 parkjov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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