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北京)의 수돗물은 수질이 안 좋기로 악명이 높다. 식수로는커녕 가습기에 쓰기도 어렵다. 밤새 가습기를 돌리면 온 집 안에 하얀 석회 가루가 내려앉는다. 석회질이 많은 지하수를 끌어올려 쓰는 탓이다. 하지만 요즘 수돗물이 좋아졌다고 느끼는 베이징 시민이 부쩍 늘었다고 매체들이 보도했다. 남쪽 장강(長江) 물을 끌어다 북쪽 지역에서 사용하는 '남수북조(南水北調)' 덕분이다.
법제만보 등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말로 개통 2주년을 맞은 남수북조 프로젝트를 통해 그동안 베이징에 유입된 장강 물은 총 20억㎥를 돌파했다. 세계 최대 수력발전소인 싼샤(三峽)댐 총저수량(57억㎥)의 약 3분의 1 육박하는 양이다. 2200만 베이징 시민 중 절반인 1100만명이 장강 물을 쓰고 마신다.
베이징이 그동안 지하수를 퍼올려 사용한 것은 고질적인 물 부족 때문이었다. 징진지(京津冀·베이징+톈진+허베이성)를 포함한 화베이(華北) 지역은 인구 1인당 수자원이 243㎥로, 중동의 이스라엘(290㎥)보다 적다. 가까이 황허(黃河)가 있지만 수량이 장강의 20분의 1에 불과하고, 연평균 강수량도 500㎜를 겨우 넘는다. 그래서 베이징에선 매년 25억㎥의 지하수를 퍼올려 써왔다. 하지만 지반침하가 가속화되면서 그마저도 어렵게 됐다. 60년 전에도 북부의 물 부족은 고민거리였다. 1952년 "남쪽은 물이 풍부하고 북쪽은 부족하니 남쪽의 물을 끌어다 쓰면 좋겠다"는 모택동의 말에서 남수북조 구상이 시작됐다.
반세기 만인 2002~2003년 두 갈래 공사가 시작됐다. 장강의 하류 장쑤성에서 산둥성 칭다오·웨이하이 등으로 가는 1467㎞의 동선(東線)이 2013년, 양쯔강 중류 허난성 단장커우(丹江口) 댐에서 베이징·톈진으로 가는 1432㎞의 중선(中線)이 2014년 개통됐다. 남쪽의 물은 북쪽으로 가는 보름간의 여정 대부분을 '유(U)'자로 된 콘크리트 인공 수로 위를 흘러가지만, 황허 등 강을 건널 때는 지하 터널을, 고도가 높은 곳은 가압장을 통과한다. 수도권과 산둥성을 합쳐 8700만명이 남수북조 덕을 보고 있다. 서북쪽 서장 고산지대에 터널을 뚫어 장강 상류 물을 칭하이·간쑤성 등으로 보낼 서선(西線)은 2050년 완공이 목표다. 중신넷
출처: 료녕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