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北, 통일부장관 인선·정책 등 관망할 듯"
(서울=뉴스1) 양새롬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오전 임기를 시작했지만, 북한은 11일 오전 현재까지 침묵을 지키고 있어 그 배경이 관심을 모은다.
전날(10일)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 조선신보가 문 대통령의 당선 사실을 전하긴 했지만,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는 이같은 사실을 보도하지 않았다.
북한 당국의 입장을 간접적이고 우회적으로 전달하는 조선신보의 경우, 관영매체보다는 공신력이나 신뢰도가 다소 떨어진다는 풀이다. 또한 북한 주민들은 조선신보를 볼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김용현 동국대 교수는 "북한이 한국 내의 여론을 보면서 당국 차원의 공식입장을 차분하게 표명하겠다는 의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화 의지'가 있다고 평가받는 정부가 출범한 만큼 통일부 장관이나 외교부 장관 등 외교안보 라인의 인선까지 보고 종합적으로 북한의 입장을 신중히 표현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북한은 지난 1월20일(현지시간) 취임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취임 사실을 같은달 22일 노동신문을 통해 짧게 알리며 별다른 논평을 내놓지 않아 트럼프 행정부의 새 대북정책을 관망하는 입장으로 풀이된 바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도 "북한이 관망하고 있다"고 봤다. 양 교수는 "서훈 국가정보원장 내정자도 조건부이긴 하지만 남북정상회담을 이야기한 만큼 북한은 조만간 조선중앙통신 등을 통해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 교수는 북한이 한국의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 표명과 함께 '반(反)통일 세력', '국정농단 세력'이 참패했다는데 중점을 두면서 문 대통령의 당선 사실을 간접적으로 주민들에게 알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북한은 여러 매체를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를 대대적으로 보도한 바 있어 이같은 풀이에 무게가 실린다.
문 대통령이 전날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취임사를 통해 "여건이 조성되면 평양에도 가겠다"고 발언한 것과 관련 북한 매체가 반응을 보일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 교수는 "한반도 긴장을 누그러뜨린다는 차원에서 북한은 언제든지 정상회담을 환영한다는 식으로 세게 지르고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한국과 비슷한 시기에 대통령 선거를 치른 프랑스에는 관심을 보여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통신은 9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위원장 김영남 동지는 프랑스공화국 대통령으로 선거된 에마뉘엘 마크롱에게 8일 축전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김영남은 축전에서 두 나라 사이의 관계발전이 두 나라 인민들의 공동의 이익에 부합되리라는 확신을 표명하고, 프랑스의 발전과 번영을 위한 그의 책임적인 사업에서 성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