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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럽고 위험한 동네라니요? 가리봉동이 달라졌다

[조글로미디어] | 발행시간: 2017.07.18일 10:08
중국동포 대거 유입되며 오명… 최근 범죄·쓰레기 무단투기 줄어

- 숨은 주역 경찰

중국동포에 분리수거 가르쳐

파출소 37명, 건물 40개씩 맡아 청소 캠페인·범죄예방 교육

CCTV도 26개 새로 설치


주민 너댓 명이 빗자루로 골목길을 쓸고 한편에 놓인 쓰레기봉투들을 가지런히 모았다. 순찰차를 타고 지나가던 경찰관들은 차에서 내리더니 일을 거들었다. 17일 오후 2시 지하철 1호선 가산디지털단지역(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인근에서 벌어진 모습이다.

가리봉동은 몇 달 전까지 냄새나고 더러운 곳이었다. 골목마다 주민들이 마구 버린 쓰레기 탓이었다. 그런데 최근 몇 달 사이 몰라보게 달라졌다. 주민들이 골목길을 청소하고 무단으로 쓰레기봉투를 버리는 행위를 단속하면서 깨끗한 거리로 거듭났다. 주민 정진수(58)씨는 "일주일에 3~4번씩 골목을 청소한다.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이 보이면 훈계도 한다"고 말했다. 가리봉동에서 27년째 포장마차를 운영 중이라는 김정자(여·60)씨는 "올해 초만 해도 경찰들이 쓰레기를 치웠는데 요즘엔 주민들이 청소한다"고 했다.

서용운 서울 구로구 가리봉파출소장이 17일‘담배꽁초를 쓰레기통에 버려주세요’라고 적힌 쓰레기통을 든 채 거리에서 중국 동포, 음식점 업주들과 이야기하고 있다. /이진한 기자

옛 가리봉동은 한동안 범죄 소굴로 여겨졌다. 1992년 한·중 수교 후 이곳에 모여든 중국 동포들이 조직폭력단을 만들어 활동했기 때문이다. 이젠 달라졌다. 관할서인 구로경찰서에 따르면 2015년 20건, 지난해 21건이던 강력 범죄(살인·강도·강간·상해)가 올해는 상반기까지 7건으로 줄었다. 30세부터 이곳에서 살았다는 주민 조혁이(56)씨는 "예전엔 사흘에 한 번 살인 사건이 나던 동네였는데, 지금은 사흘에 한 번 주민들이 청소를 하는 동네가 됐다"고 했다.

가리봉동을 변화시킨 숨은 주역은 경찰이다. 서울지방경찰청 경비2과장인 홍기현(50) 총경은 구로경찰서장으로 일하던 지난해 4월부터 11월까지 쪽방촌에 사는 중국 동포들에게 쓰레기 분리수거하는 방법을 교육했다. 고대구로병원의 협조로 이들에게 월 1회 무료 건강진단을 지원했고, 구로약사회의 도움으로 구급함을 배포했다. 집집마다 간이 소화기를 놓고 화재경보기를 설치했다. 홍 총경은 "형편이 어려운 중국 동포들에게 복지 서비스를 하고, 범죄에 취약한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뒀다"고 말했다.


가리봉파출소 직원 37명은 지난 2월부터 각자 40개씩 순찰 전담 건물을 나눠 주민들과 직접 만나기 시작했다. '경찰과 함께 청소합시다'라는 청결 캠페인을 벌이는 한편, 범죄 예방 교육을 했다. 한국어와 중국어로 제작한 청결 캠페인·범죄 예방 홍보물을 일주일에 5000장 주민에게 나눠줬다. 무단 투기 쓰레기가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골목 20곳을 선정, 주민 11명에게 단속을 맡겼다. 지난 4월부터는 매주 세 번 경찰과 주민이 모여 골목을 청소하고 있다.

가리봉파출소는 2월부터 CCTV 26대를 새로 설치하고, 여성 주민들을 모아 CCTV 위치 안내와 위급 상황에서 대처하는 요령을 가르쳤다. 모든 직원이 직접 주택가를 돌아다니며 대문이 잘 잠겼는지 확인하는 '문안 순찰'을 한다. 가리봉동 주민인 중국 동포 37명은 자발적으로 '동포자율방범대'를 만들어 경찰의 순찰 활동을 돕고 있다. 지난해까지 기승을 부렸던 '낚시걸이' 절도 범죄는 올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그동안 가리봉동에선 쪽방촌 주민들이 창문을 잘 잠그지 않아 창문 안쪽으로 낚싯줄을 던져 물건을 훔쳐가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지난 12년간 이곳에서 근무한 가리봉파출소 소장 서용운(59) 경감은 "주민들이 '나 가리봉동 산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동네로 만들고 싶었다"면서 "주민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준 덕에 가리봉동이 조금씩 살기 좋은 동네가 되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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