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가상화폐충전 수수료 0%..30% 애플 얼마나 버틸까
최근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용 '카카오톡'에 가상화폐 '초코'를 도입한 카카오는 '아이폰' 사용자들을 위해 초코를 확대 적용할지 말지 고민에 빠졌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가 초코를 1만원어치 충전하면 카카오에 1만원이 돌아오지만, 아이폰 사용자의 경우엔 7000원밖에 돌아오지 않는다. 애플이 중간에서 가게운영 수수료로 30%를 떼고 정산해주기 때문. 매출도 그렇지만 초코를 충전한 사용자들이 추후 환불을 요구한다면 정산과정은 더 큰 골칫거리가 된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카카오, NHN 등 모바일메신저 및 콘텐츠 업체들이 잇달아 모바일 가상화폐를 도입하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 콘텐츠 장터를 운영하는 구글과 애플의 수수료가 확연한 차이를 드러내고 있다. 구글은 결제수단인 가상화폐 충전에 대해 수수료를 받지 않는 반면, 애플은 다른 디지털콘텐츠 거래와 동일하게 30%를 가져간다는 방침인 것.
'초코' '라인코인' 같은 가상화폐는 일반에 익숙한 싸이월드 '도토리'처럼 현금으로 충전해 언제든 필요할 때 간단한 사용절차를 거쳐 쓸 수 있는 사이버머니다. 모바일메신저, 게임 등을 이용하다 필요한 물품이 있을 때마다 신용카드, 휴대폰결제로 돈을 내는 게 불편하기 때문에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애플리케이션) 분야에서도 가상화폐가 빠르게 퍼지고 있다.
모바일 콘텐츠 업계는 구글·애플 스마트폰 사용자 사이 가상화폐를 충전할 때 매출이 30%나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실정. 이런 가운데 아이폰 사용자들은 안드로이드폰 사용자처럼 가상화폐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불편이 생기고 있다.
안드로이드폰 이용자 비율이 80%를 넘어선 한국에선 더 이상 애플 장터에 끌려가지 않으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한 스마트폰 콘텐츠 업체 대표는 "지금은 애플보다 안드로이드 플랫폼에 집중하고 있다"며 "일률적으로 30% 수수료를 요구하는 애플의 고집이 정점에 이르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올해 상반기 일본 스마트폰 사용자들 사이 안드로이드폰 비중이 50%를 넘어선 것을 비롯해 미국, 중국, 유럽 등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한 안드로이드 진영의 공세가 매섭다. 애플은 구형 '아이폰' 시리즈를 20만~30만원대 저가로 풀면서 애플 생태계를 지키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애플에 대한 모바일 콘텐츠 업체들의 요구는 구글처럼 콘텐츠 특성별로 상이한 수수료 체계를 적용해주고, 애플의 것만이 아닌 다양한 결제수단을 적용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 이를 용인하지 않겠다는 애플의 '고집'이 얼마나 더 갈지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 파이낸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