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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린보이’ 박태환(24·SK텔레콤)은 한국 수영계가 배출한 기분 좋은 돌연변이다.
아시아에서도 하위권에 머물던 한국 수영이 올림픽 금메달을 노릴 정도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박태환 덕분이다.
박태환의 이름을 세계로 떨치게 된 대회는 2007 멜버른세계선수권이다. 대회 전에는 기대와 우려가 공존했다. 앞서 2006도하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거머쥐었지만 세계무대에서 검증받을 기회는 없었다.
진가는 유감없이 발휘됐다. 이보다 더욱 극적일 수는 없었다. 자유형 400m 결승에서 350m까지 4위로 처져있던 박태환은 마지막 50m에서 3명을 제치고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아무도 예상치 못했던 깜짝 우승이었다. 마치 첫 세계 정상을 축하하려는 듯한 과정 또한 드라마틱했다.
2011년 교생실습에 나선 박태환이 직접 학생들에게 이 영상을 보여줄 정도로 굉장히 자랑스러워했다.
박태환은 1년 뒤 2008베이징올림픽에서 또 한 번의 기적을 연출했다. 결선에 진출한 8명의 선수 중 가장 나이가 어렸던 박태환은 자신의 우상인 그랜트 해켓(호주) 앞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우승으로 박태환은 아시아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와 올림픽을 동시에 제패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아시아 첫 올림픽 자유형 400m 금메달리스트의 영예도 그의 차지였다.
2009로마세계선수권에서 참패를 당한 박태환은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2011상하이세계선수권은 다시 세계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중요한 무대였다.
박태환은 예선에서 3분46초74로 전체 7위에 그쳤다. 간신히 결승행에 성공했지만 가장 끝인 1번 레인을 배정 받았다. 1번 레인은 가운데에서 밀려오는 물살의 영향이 심하고 상대 선수 견제가 어렵다. 이런 이유로 우승자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
하지만 박태환은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꿨다. 150m까지 선두를 유지하던 박태환은 잠시 호흡을 고르는 사이 1위 자리를 빼앗겼지만 300m 지점부터 재차 치고 나간 뒤 그대로 우승을 확정했다.
5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수 차례 수영 역사를 새로 쓴 박태환은 또 한 번의 영광 재현에 나선다. 그 무대는 2012런던올림픽이다.
28일 밤과 29일 새벽(한국시간)에 걸쳐 열리는 자유형 400m는 가장 금메달에 가깝다는 평가를 받는 종목이다. 목표는 타이틀 방어와 세계기록 경신이다.
박태환의 수영 인생에서 2012년 런던이 어떻게 기억될지는 하루만 지나면 알 수 있다. 물론 과거 세 차례 순간처럼 해피엔딩으로 남길 온 국민이 바라고 있다.
- 문화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