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로 속여 36명의 아빠 돼
미국에서 정신질환이 있는 전과자가 신분을 속이고 정자를 기증해 아이 36명의 생물학적 아버지라는 사실이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영국 일간지 더선 등에 따르면 미국인 크리스 아젤레스(43세)는 2000년부터 조지아주의 자이텍스 정자은행에 일주일에 두번씩 자기의 정자를 기증했다. 그는 정자은행에 자기가 지능지수(IQ)가 160인 천재로서 신경과학 학·석사 학위를 갖고 있으며 박사학위를 취득중이라고 소개했다. 또 4개 국어를 할 수 있다고도 했다. 그는 곧 정자은행에서 인기 있는 기증자가 됐으며 그의 정자는 미국내의 여러 주와 영국, 카나다 등 3개국으로 보내졌다.문제는 아젤레스가 밝힌 그의 인적사항이 모두 거짓이라는 점이다.
그는 1999년에 정신분렬증 진단을 받았고 이듬해 대학을 중퇴했다. 정자를 기증하는 도중에도 정신질환으로 정신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았다. 2005년엔 강도혐의로 기소돼 8개월 징역형을 살았고 2014년엔 사격장에서 자살시도를 하기도 했다.이 같은 사실은 2014년 자이텍스 정자은행이 아젤레스의 정자를 기증받은 가족들에게 실수로 그의 이름이 적힌 서류를 보내면서 들통났다. 아이들의 가족들은 아젤레스를 사기혐의로 고소했다. 아젤레스는 자기가 허위신분을 꾸며 정자를 기증했다고 자수했으나 형사처벌을 받지는 않았다.
가족들은 정자은행에도 10여건의 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조지아주 대법원에 1건이 계류중이다.아젤레스는 이후 6년이 지난 최근에야 팟캐스트를 통해 아이들과 그 가족들에게 공개 사과했다. 그는“관련된 가족들과 특히 아이들에게 용서를 구한다.”면서 “그들의 신뢰를 저버려 너무 미안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자기증으로 생활이 안정되고 내가 매우 특별한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항상 아이를 갖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대학 중퇴 뒤 종업원으로 일하던 그는 정자기증의 대가로 돈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다고 밝혔다.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