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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아버지 그리고 아들

[흑룡강신문] | 발행시간: 2023.01.31일 11:04
  

  연길시공원로 1877번지에 자리잡고 있는 연변유화원직업기능양성학교유한회사 신미가(申美柯57세)교장은 방방곡곡에서 찾아오는 수강생들을 상대로 조선족전통음식의 초간단 건강식 풀이 강좌를 하면서 가끔씩 자신의 아버지와 아들을 곁들여 자신이 강단에 서기까지의 이야기를 들려 주군 한다.



  우주의 오행설에 따라 인체의 오장륙부와 음식의 오색, 오미의 관계를 설명

  을 보고 찾아간 〈한정식〉

  1999년 늦가을 연길에서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하늘 높이 리륙하는 순간, 그녀는 그만 가슴이 섬찍해났다.

  (세살짜리 아들애를 남겨 두고 내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거지?! )

  한번 한국행을 해보기로 작심하고 아들애를 막무가내로 남편한테 맡기고 떠난 걸음이다. 엄마를 떨어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던 아들애 생각을 하니 가슴이 미여지는듯 하였다.

  서울에 도착하여 일감을 찾는 일이 첫 순서였다. 거리에 꽂혀있는 〈벼룩시장〉신문을 뽑아들고 취직자리를 알아 보노라니 〈한정식〉이라는 식당들이 눈에 들어왔다.

  〈한정식〉이 대체 뭐길래? 그녀가 알아보니 한정식이란 궁중음식에 유래를 둔 귀족음식으로서 한국의 최상의 음식문화로 손꼽히고 있었다. 그러찮아도 한국에 온 바에는 최상의 음식료리를 배우려던 참이였다. 워낙 고향에서도 그녀가 만든 고추장이며 반찬은 누구나 맛있다고 칭찬들 하길래 작식에는 얼마간 신심이 있었던 것이다. 그것은 어린 시절 아버지께서 늘 엄마에게 이런 음식은 이렇게 저런 음식은 저렇게 하면서 ‘잔소리’를 하도 하길래 당시는 ‘입으로 음식을 하는 아버지’가 싫었지만 그런 와중에 저도몰래 배워둔 음식솜씨가 있었기 때문이였다.



  정월 대보름날 나물무침 강의를 위해 준비한 마른 산나물들

  간판명이 좋고 느낌이 좋은 한정식 두곳을 골라 잡고 곧추 찾아 떠났다. 첫집 정원을 꿰질러 대문을 열고 들어서는데 웬지 분위기가 이상하여 되돌아 나왔다. 두번째 집, 그림같이 아름다운 곳이였다. 드넓은 정원에 아늑한 련못이 있고 사이사이 자갈을 깐 레루길 인행도가 집문 앞까지 뻗었는데 량켠에 목련꽃나무가 줄지어 서 있었다. 겨울이 가까운 계절이라 나무들은 앙상하지만 봄날의 풍경이 상상되면서 그녀는 “역시 이 집이야!” 하고 발걸음을 재우쳤다.

  문고리를 잡고 안을 들여다 보니 사장님이듯한 품위있는 녀성이 보였다. 그녀는 그냥 신을 벗고 사장님의 앞으로 내처 걸어갔다.



  산나물의 원 맛과 향을 살리는 료리원칙을 강의하고 있다

  “사장님, 사장님은 저를 잘 모르니까 받으려고 하지 않겠지만 한 보름동안만 무료로 써 보세요. 후회하지 않을 겁니다. 그때에도 사장님의 마음에 안 들면 저는 제발로 걸어나갈 것입니다. 로임은 안 줘도 괜찮습니다. ”

  그 말에 사장님은 그녀를 피끗 쳐다보더니 “그럼 오후부터 나오면 안 될가?” 하고 물어왔다. 이미 대답을 받은 마당에 그렇게 호락호락하게 보일 수는 없었다. “안됩니다. 제가 돌아가서 준비를 잘하고 래일부터 정식 출근하겠습니다.”

  그녀는 한국에 도착하여 첫 도전을 이렇게 이루어 냈던 것이다.

  3일만에 실장의 보조로, 3년만에 실장으로

  “한국에 가서 저는 제가 먹고 자란 음식에 너무 놀랐습니다. 한정식이라고 들어가 보니 제가 너무나도 일상으로 먹고 자란 음식이 한정식일 줄이야!”

  그녀는 한국의 최상의 음식문화를 가진 한정식이 결국 자신이 집에서 먹고 자란 음식과 별반 다름없다는 것을 알게 되였다. 게다가 한국에서는 구경조차 못한 산나물이며 야채들이 고향에는 수십가지도 더 많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장백산기슭의 자신의 고향은 말그대로 ‘천혜의 땅’이라는 자부심을 갖게 되였다.

  부모님 생각 고향 생각을 하면 그녀는 아주 신이 났다. 자신있게 엄마의 손맛 그대로 살려 무침반찬이며 국을 끓여 식탁에 올려 놓았다. 그랬더니 사장님이며 주방일군들이 모두 놀라는 눈치였다. 그렇게 3일만에 그녀는 기회를 다잡고 주방실장의 보조로 된다.



오곡밥의 구성원리에 대하여

  그제야 그녀는 자신의 아버지는 옛날 훈춘일대의 유족하고 유식한 가문의 장남이였다는 사실을 상기하였다. 아버지는 해방후 왕청현 묘령일대에서 일가식솔을 거느리고 생활하면서 그 세월의 어려움 속에서도 가정문화의 끈을 놓지 않고 ‘잔소리’라는 방식으로 자식들에게 음식문화를 전수해 주셨던 것이다.

  아버지는 평소 “모든 병은 입으로부터 온다”고, “음식으로 못 고치는 병은 약으로도 고치기 힘들다”며 음식에 각별한 중시를 돌리셨다. 자식들에게 절대로 아무 음식이나 함부로 먹이지 않았고 각종 산나물이며 계절음식들을 주로 밥상에 올리도록 끊임없이 ‘잔소리’를 하셨다. 어머니 또한 아버지의 잔소리를 싫은 기색조차 없이 그대로 받아들이며 자식들에게 ‘최상의 음식’을 만들어 주신 것이다.



  황소육회

  실장의 보조로 되면서 설거지부터 시작하여 보조역할에 온갖 정성을 붓는데 왠지 자신에 대한 주위의 은근한 기시와 시기가 느껴졌다. “내 삶의 목표가 있고 방향이 있는 한 그런 것 쯤에는 관심도 없었고 무시해버리면 그만이였어요.”

  그런데 주위의 칭찬이 따르고 찬탄의 목소리가 그치지 않게 되자 그것이 실장의 심기를 불편하게 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다. 그녀는 이를 악물었고 한발 올라서기 위한, 실장을 향한 도전을 강행하였던 것이다.



  호국수

  “열심히 공부를 했고 한정식에 아주 올인을 한겁니다. 한편 ‘당신들이 우습게 여기는 조선족이 어떤 사람인가를 보여 줄거야!’ 하고 윽별렀지요.”

  그렇게 3년 세월이 끝날 무렵, 그녀는 끝내 실장으로 발탁되였다.

  “그때 저는 저에게 애국심도 민족심도 고향심도 있다는 걸 알았습니다. 저의 가족에 대한 깊은 사랑이 그 원동력이 되지 않았나 생각되였어요.”



  김밥의 변신

  아들은 엄마의 가슴속 심장

  “남들은 참모를 하자 해도 10년, 20년씩 썩어야 하는데 너는 어쩌면 3년만에 실장이 되다니. 말그대로 하늘의 별을 딴 것이로구나!” 한정식점 사장이 진심으로 축하를 해 주었다.



  불고기배추전골

  “물론 저의 노력이 있은 건 사실이지만 사장님께서 저를 인정해 주시고 받아주시고 플래폼을 마련해 주셨기에 가능한 일이였습니다. 저는 이 은혜를 평생 잊지 않을 겁니다. 아무리 좋은 실장자리가 있다 해도 저는 사장님의 곁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대신 서울판의 최고 실장님들과 교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십시오.” 그녀는 제의를 올렸다.

  사장은 서울대학을 비롯한 명문대를 나온 녀성 CEO그룹의 회장을 지내는 분으로서 그녀의 도전에 미소를 지었다. 그리하여 그녀는 1년에 한번씩 5성급 호텔이며 한정식, 료리점 실장들이 모여 재능을 비기는 강연행사에 참가하게 되였다.

  그녀는 강연에 참가할 때마다 등록부에 언제나 ‘申美柯’라 한자명을 적어놓았다. 서울판의 내노라는 최고실장님들이 대접시에 식자재로 란을 그려가며 재능을 과시하는데 그 손끝에서 그려지는 선 하나에 혼이 비껴 있었다. 처음부터 그들과 같은 경쟁을 하기에는 힘에 부쳤다. 그녀는 안전하고 효과적인 나만의 특색을 살려 색을 올린 식자재로 매화꽃이랑 그려가면서 작품을 완성하였는데 심사평의에서는 늘 특색으로 긍정받았다.

  그녀가 만든 백김치며 간장게장, 갈비찜, 졸임류는 서울‘량반’들의 입맛을 사로잡았고 그녀가 끊임없이 개발하는 메뉴들은 또 한정식점으로 하여금 문전성시를 이루게 하였다. 그러던 그녀는 또 언젠가부터 유능한 음식점실장과 유식한 대학생, 박사생을 상대로 강당에 올라 5행설에 따른 음식궁합의 리론을 곁들이며 한정식강의를 시작하였다. 그의 강의는 박수갈채를 받았고 그는 어느덧 “교수님”으로 불리웠다.

  “저 같이 고중밖에 졸업하지 못한 평범한 사람이 한국에서 ‘교수님’으로 불리기까지 얼마나 많은 공부를 했고 또 실력을 높이기 위해 얼마나 애썼는지는 누구도 모릅니다. 저는 지금도 오른 손을 잘 못 씁니다. 그러나 그것을 상처나 아픔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그 어려운 세월이 저에게 준 ‘훈장’이라고 생각합니다. 대가가 없는 훈장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



  매운 돼지갈비찜

  강의료금만 해도 실장의 월급을 훨씬 웃돌아 상당한 대우를 받게 된 그맘 때, 한국행 8년만에 그녀는 갑자기 사직을 제기하고 귀국을 선포한다. 리유는 단 하나, “사춘기 아들이 엄마를 기다린다.”는 것이였다.

  “역시 아버지의 말씀이 저를 깨우쳤지요. ‘아이에게는 엄마 밥을 먹이라’고 했습니다. ‘엄마 밥을 먹고 자란 아이는 저력(底气)이 있다’고 했습니다. 돌이켜 보니 저는 한국의 그 큰 그룹 강당에 올라서면서도 떨지를 않았습니다.”

  주위의 반대를 무릅쓰고 그녀는 끝내 귀국하여 아들과 마주앉았다. “아들, 아들은 엄마의 가슴속 심장과도 같은 존재야!” 그녀는 핸드폰에 저장해 둔 붉은심장이 후둑후둑 뛰는듯한 사진을 아들 앞에 꺼내 보였다.



  유화원 비빔밥

  “그때로부터 아들을 위한 삶을 살아온 것 같습니다. 하루 세끼 햇밥을 지어 먹이고 아들과 대화를 하면서 서로를 리해하기 위해 노력하였지요.” 신미가는 자신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시기가 곧 아들과 함께 사춘기를 겪고 대학입시를 맞이한 시기라고 한다. 그는 아들과 함께 한 삶이야말로 자신의 인생을 온전하게 만들어 주었다고 말한다.

  내 이름 석자를 건 새로운 도전

  대학교 입학을 앞두고 아들은 엄마에게 한가지 건의를 하였다. “엄마, 여태껏 나때문에 그렇게 하고 싶은 강의도 못하였는데 이제부터는 얼마든지 해보시지요.”

  “그래? 아들이 동의한다면 엄마는 다시 시작할거야.” 엄마는 아들의 허락을 첫자리에 놓았다. 자신의 꿈을 이루어 보려고 어린 아들에게 깊은 상처를 입혔던 엄마는 언제나 ‘속죄’의 마음을 떨칠 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녀는 “내가 가진 재간이 아들의 상처와 맞바꾼 대가라고 할 때 그저 그대로 머물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평생동안 끊임없이 배우고 노력하면서 업그레이드해 나아가야 하겠지요.”라고 하며 자신의 의지를 밝힌다.



   연변대학녀성연구중심 2021년급 직업녀성문화연구반 수료식에서의 신미가(왼쪽)

  그녀는 3년 전 자신의 이름자를 내건 직업기능양성학교를 세우고 〈조선족전통음식의 초간단 건강식풀이 강의〉를 시작하였다. 가정음식문화에 뿌리를 두고 조선족 전통음식의 기본맛을 강조하는 그의 강의는 결국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본연의 맛을 나름의 건강식으로 풀이하는 것이였다.

  신미가 교장의 강의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였고 전국 각지에서 음식점 사장님들이며 건강식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 찾아들기 시작하였다. 지어 타민족 학원들도 그의 강의를 들으면서 조선족전 통음식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역시 어린시절 한족친구들과 많이 어울리며 한어를 잘 배운 것도 한몫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신미가 교장은 “우선 우리 민족 전통음식이 얼마나 우수하고 대단한 것인가를 알아야 합니다. 여기에는 우리 조상들의 지혜와 얼이 슴배여 있습니다. 우리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가정문화를 잘 전수하면서 우리 민족 전통문화를 잘 고수하고 전승해야 하는 것입니다.”라고 전제를 밝힌다.

  신미가 교장은 “자식은 쉽게 말하면 내 새끼이지만 결국 우리의 미래가 아닙니까. 이 좋은 세월에 우리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아무 음식이나 함부로 먹이며 키워서야 되겠습니까. 저는 아들에게 절대로 엄마가 저지른 실수를 범하지 말고 자기 자식은 자기 손으로 키우면서 행복하라고 당부를 합니다. 또 어쩔수 없이 아버지 얘기가 튀여나오는데요. 아버지께서는 ‘진정한 행복은 가정에서 온다'고 했고 또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 행복감을 느끼게 된다’고 하셨지요.”라고 하며 자신의 인생소감을 대신하였다.

  출처:길림신문

  편집:김철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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