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이뉴스 이정희 기자]
▲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김정난, 온유, 이종현
ⓒ MBC
이번 주 MBC 예능프로그램 <라디오 스타> 초대 손님은 <신사의 품격>으로 새삼 주목을 끌고 있는 배우 김정난과 이종현이었다. 그런데 거기에 덧붙여 김정난이 좋아한다는 이유로 샤이니 온유와 태민이 배석했다. 심지어 샤이니 온유는 태풍으로 비행기가 출발하지 못했다며 초반에 등장하지 않았다가 김정난의 괴성을 동반하며 깜짝 등장까지 하며 주목을 끌고자 했다.
물론 그간 <라디오 스타>의 게스트 조합이 이유불문, 따로 국밥인 게 한 두번이 아니었다. 그런데 말로는 '40대 누님' 김정난을 위한 꽃돌이들 세상이라고 하지만, 그간 <라디오 스타>를 관심있게 보아온 눈밝은 시청자라면 최근 <라디오 스타>의 행보가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지 않을 수 없다.
지난 주 잠깐 안내상, 우현, 이문식 등의 명품 조연들의 조합으로 한 주를 쉬고, 그 이전 2주에 걸쳐 내리 슈퍼 주니어 멤버들이 나왔었다. 그리고 이번 주에 다시 샤이니라니! 분명 <라디오 스타>는 공중파 방송인데, 그 방송의 게스트가 거의 한달 내내 한 기획사의 소속 아이돌이 나온다는 건 문제가 있는 일이 아닐까?
거기다 내용도 내용이다. 슈퍼 주니어가 나왔을 때는 한 주 내내 최시원이 얼마나 부자인가에 대한 내용만 주구장창 방영하더니, 그 다음 한 주는 세간에 문제가 될 만큼 규현 자리를 두고 같은 소속사 선후배 아이돌 간에 그 자리는 내 자립네 식의 훈수 두기를 했다. 이제 샤이니를 불러 놓고는 기껏 한다는 내용이 돈 벌어 부모님 뭐해 드렸니 등의 효자 만들기에, 타 그룹 멤버인 이종현까지 규현의 라인에 굳이 끼워 넣는 식의 지극히 끼리끼리의 '편파' 방송을 공중파에서 거듭하는 걸 시청자 보고 보라고 하고 있다.
안그래도 SM 이 SM C&C를 설립한데 이어 강호동, 신동엽의 영입, 장동건 소속사와 합병 등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하면서 아이돌 기획사에 이어 연예 산업 전반에 걸친 잠식을 우려하고 있는 분위기다. 이 즈음 공중파의 고정 시청자 층을 확보하고 있는 프로그램이 저렇게 노골적으로 인맥을 동원하여 게스트를 섭외하고, 그들 띄우기에 급급한 방송을 한다면, 앞으로는 더 말할 나위 조차 없게 되지 않을까? 혹시 정말 다음 주는 '동방신기'가 나오는 게 아닐지.
<라디오 스타>의 비주류적인 반골 정신을 사랑해 온 사람으로써 <라디오 스타>가 한 기획사의 홍보 전용 프로로 전락해 가는 모습을 바라보는 건 불쾌하고 섭섭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