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조성훈 기자][英 항소법원 광고명령까지...판사 "영국판결이 독일보다 상위"지적]
애플이 무분별한 소송남발이 결국 자충수로 돌아왔다. 애플에 치욕적인 광고명령을 내린 영국 항소법원의 판결은 애플에대한 괘씸죄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같은 판결은 향후 유럽전역에서 애플의 행보를 위축시키고 삼성에 승기를 안길 전망이다.
영국 항소법원은 18일(현지시간) "삼성전자의 갤럭시탭이 애플 아이패드의 디자인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고 판결한 1심법원의 판결에 불복해 제기한 애플의 항소심을 기각했다.
↑ 삼성전자 갤럭시탭10.1(위)과 10.1n. 지난해말 네덜란드에서 애플의 디자인특허 침해판결이후 일부 디자인을 변경한 11.n모델을 새롭게 내놨다.
또 애플이 영국내 언론과 자사 홈페이지에 "삼성 갤럭시탭이 애플의 디자인특허를 침해하지 않았다"는 판결내용을 6개월간 공지하도록 했다.
이와관련, 19일 독일 특허 전문블로그 포스 페이턴츠에 따르면, 영국 항소법원 재판장인 로빈 제이콥스 판사는 애플의 무분별한 소송행보에 일침을 가했다.
로빈 제이콥스 판사는 영국법원의 본안소송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애플이 지난해 12월 독일에서 갤럭시탭7.7에 대한 예비판금 소송을 진행했다는데 못마땅해했고, 이는 영국내 삼성의 애플 디자인 특허 비침해에 대한 광고게재 명령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 독일 뒤셀도르프 항소법원은 영국의 본안소송 1차 판결 결과와는 달리 애플이 제기한 갤럭시탭 7.7에 대한 예비판금을 받아들였다.
이에대해 로빈 제이콥스 판사는 "독일 뒤셀도르프 항소법원 판결은 예비판금 요청이나 영국 항소법원 판결은 본안소송인 만큼 법률적 효력에서 앞선다"며 "따라서 뒤셀도르프 항소법원 판결이 무효"라고 지적했다.
이는 독일의 예비판금 판결관련 보도가 영국내 삼성고객들에게 마치 갤럭시탭을 유럽국가에서 판매하는 것이 불법이라는 오해를 야기했고 그 책임을 애플이 져야한다는 뜻이다.
나아가 로빈 제이콥스 판사는 특히 "만약 EU 내 개별국 사법부가 서로 상대방 판결에 동의하지 않거나 일관된 판결을 내리지 못한다면 유럽은 부실해질 것"이라며 독일 판결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는 향후 프랑스와 이탈리아, 독일 등지의 본안소송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관련 미국 특허법인 테크아이피엠의 이근호 대표는 "EU의 커뮤니티 디자인 관련 법률에 의하면 EU회원국 어디서나 소송할 수 있고 각국 사법기관의 판단을 개별 회원국이 존중해야하는 만큼 영국법원의 판결이 독일에 앞서는 것이 맞다"면서 "독일법원은 특허권자의 권리에 좀 더 우호적인데 반해 영국법원은 특허침해 판단에 좀 더 엄격하다보니 애플이 독일은 먼저 선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