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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싼 옷' 입은 부자, 점원이 쫓아내자 하는 말

[기타] | 발행시간: 2012.10.26일 14:30
'슈퍼리치' 치장 관심 적고, 대신 기부·여행 지출↑

미국의 슈퍼리치 전문기자 로버트 프랭크가 쓴 '리치스탄'이란 책에 이런 일화가 나온다. 엄청난 부자가 반바지에 슬리퍼 차림으로 아들과 산책을 나갔다 문득 자동차가 사고 싶어 고급차 매장에 들어갔다. 하지만 자동차 판매원은 허름한 옷차림의 이 부자를 쫓아버린다. 자신이 파는 고급차를 살만한 사람으로 보이지 않았던 거다.

정확히 생각나진 않지만 이 슈퍼리치는 자동차 매장을 나오면서 아들에게 "양복은 부자들에게 고용된 사람들이나 입는 것"이란 취지의 말을 한다. 고용된 직장인들은 출근할 때 회사에서 원하는 대로 옷을 입어야 하고 남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옷차림에 신경 써야 한다. 반면 부자들은 거의 언제나 자신이 원하는 옷을 입을 수 있는 자유를 누릴 수 있다.

청바지에 까만 터틀넥을 유니폼처럼 입고 다녔던 애플의 공동 창업자 스티브 잡스나 월가의 펀드매니저와 애널리스트들 앞에도 후드티를 입고 나타났던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를 보면서 '리치스탄'의 이 일화가 떠올랐다.

부자들을 상대로 금융 자문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펙트럼그룹이 순자산 2500만달러 이상의 슈퍼리치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를 봐도 갑부들은 옷이나 보석으로 몸을 치장하는데 상대적으로 관심이 덜한 것처럼 보인다.

이 조사 결과를 보면 슈퍼리치의 53%는 1년간 옷을 사는데 1만달러 미만의 돈을 썼다. 심지어 5%는 1년간 옷 사는데 단 한 푼도 안 썼다고 대답했다. 시계를 포함한 보석류도 연간 지출 규모가 1만달러 미만이라는 대답이 58%였다. 1년간 보석에 쓴 돈이 없다는 대답도 12%였다. 보트와 수집품에 쓰는 돈이 1만달러 미만이라는 대답은 각각 83%와 63%에 달했다.

그나마 상대적으로 많은 슈퍼리치들이 많은 돈을 쓰는 물건은 자동차였다. 보석과 의류를 사는데 연간 2만5000달러 이상을 쓴 슈퍼리치는 각각 21%와 19%였으나 자동차는 이 비율이 37%로 올라갔다. 보트와 수집품에 연간 2만5000달러 이상의 돈을 쓴 슈퍼리치의 비율도 11%와 20%로 자동차에 비해 낮았다.

많은 슈퍼리치들이 정작 많은 돈을 쓰는 곳은 이처럼 눈에 보이는 물건이 아니었다. 가장 많은 슈퍼리치들이 연간 2만5000달러 이상의 돈을 쓴다고 밝힌 항목은 자선단체 기부였다. 전체의 48%가 연간 2만5000달러 이상 기부했다고 응답했고 22%는 기부금액이 10만달러를 넘었다.

자선단체 기부 다음으로 많은 슈퍼리치들이 돈 쓰기를 즐기는 분야는 휴가와 여행으로 45%가 연간 2만50000달러 이상을 지출했다. 연간 10만달러 이상을 썼다는 대답도 13%였다.

자신이든 자녀든 대학 교육에 1년간 2만5000달러 이상을 지출했다는 슈퍼리치의 대답이 26%로 보석이나 옷, 보트, 수집품보다 높다는 점도 눈에 띈다. 이에 대해 슈퍼리치 전문기자 프랭크는 부자들이 "물질 사치적"이라기보다 "경험 사치적"인 소비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해석했다.

유대인들의 지혜를 담은 탈무드에 '부자가 되려면 부자의 줄에 서라'라는 말이 나온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리치스탄'에서 슈퍼리치 고객을 쫓아버린 자동차 판매원처럼 부자가 누군지 모르고 자신이 부자의 줄에 섰다고 착각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할리우드의 문제아로 유명한 힐튼호텔 가문의 상속녀 패리스 힐튼을 따라하는 것이 부자의 줄에 서는 것일까. 그랬다간 그나마 조금 있는 돈도 다 날리기 십상일 것이다.

부자의 줄에 서려면 자기 힘으로 부를 일궜거나 상속재산이라도 자기 힘으로 늘려 자산관리 능력을 증명한 진짜 부자들의 줄에 서야 한다. 또 부자들이라고 똑 같은 성향을 보이며 한 줄로 서 있는 것은 아니니 가능하면 많은 부자들이 서 있는 줄에 서야 한다.

부자처럼 돈을 쓰고 싶은가. 그러면 대다수 부자들처럼 기부하고 경험(여행)하고 공부하는데 돈을 쓰라. 지출금액은 슈퍼리치들과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적겠지만 이미 부자들의 줄에 서서 돈 쓰는 법을 배우고 있는 것이다.

머니투데이 뉴욕=권성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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