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스타일’로 대박을 친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 일가가 디아이 주식을 잇달아 처분하고 있다. ‘싸이 효과’에 힘입어 디아이가 급등하자 이 회사 최대주주인 싸이 일가가 시세차익을 위해 판 것 아니냐는 해석이 증권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싸이의 삼촌인 박원덕 씨는 전날 보유 주식 493만주(15.84%) 가운데 150만주(4.78%)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외국계에 매도했다. 주당 매도가격은 3615원으로, 박씨는 이번 거래로 54억원가량을 손에 넣게 됐다. 블록딜 주관은 키움증권에서 맡았다. 이에 따라 싸이의 아버지인 박원호 디아이 회장(지분율 10.0%)을 포함한 최대주주 지분율은 29.80%에서 25.03%로 줄어들게 됐다.
싸이 일가의 디아이 지분 매도는 ‘싸이 효과’ 덕분에 디아이가 급등한 이후 계속되고 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1800~2000원대를 오르내리던 디아이는 ‘강남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10월에는 1만3100원까지 치솟았다.
싸이의 할머니 이애숙 씨는 10월 보유 주식 5378주를 주당 1만3100원에 매도했고, 지난달에는 디아이 계열사인 주식회사 융이 보유 지분 4.52%를 내다팔았다. 디아이 임원들도 스톡옵션을 통해 확보한 주식을 지난달 주당 5000원 안팎에 매도했다.
대주주의 지분 매각에 디아이는 이날 3160원으로 9.71% 하락했다.
디아이 관계자는 “박씨가 개인적으로 쓸 돈이 필요했기 때문에 지분을 매도한 것일 뿐 특별한 이유는 없다”며 “대주주들이 지분을 추가 매도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