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배우 안재욱이 2012 MBC 연기대상에서 그 어떤 상도 수상하지 못한 채 아쉽게 집으로 돌아갔다.
그는 지난 30일 여의도 MBC에서 열린 2012 MBC 연기대상에서 창사 50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빛과 그림자’로 특별기획드라마 부문 남자 최우수상 후보에 올랐다.
하지만 현재 방영 중인 창사 51주년 특별기획드라마 ‘마의’의 조승우가 이 부문 최우수상과 함께 대상을 동시에 차지하며 안재욱은 자연스럽게 무관의 제왕이 됐다.
MBC는 올해 연기대상의 대상 후보를 따로 정하지 않고 각 부문 최우수상자를 후보로 했다. 즉 특별기획드라마, 연속극, 미니시리즈 남녀 최우수상자 6명이 대상 후보였던 것. 방송사는 공동수상을 피하면서도 많은 배우들의 공로를 치하하기 위해 드라마를 세 개 부문으로 쪼갰지만 그래도 피해자는 나왔다.
충분히 대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있는 배우 조승우는 졸지에 안재욱을 밀어낸 것처럼 오해를 받았다. 그는 대상 수상 직후 “안재욱 선배님에게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조승우의 잘못은 아니었다. 특별기획드라마가 유독 승승장구했던 것이 문제라면 문제였다.
안재욱이 뮤지컬 공연이 끝나자마자 헐레벌떡 시상식을 찾았을 때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그의 수상을 기대했다. 때문에 안재욱의 빈털터리 귀가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오죽하면 시상식이 끝난 후 안재욱과 ‘빛과 그림자’가 포털사이트 인기검색어에 오를 지경이다. 트위터 등 SNS에는 안재욱의 수상불발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로 가득하다.
‘빛과 그림자’는 당초 50부로 기획된 드라마였지만 후속작인 ‘골든타임’이 노조의 파업으로 제작이 지연되자 무려 14부나 연장을 했다. 배우들의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배우들은 쪽대본의 고달픈 상황이 하루하루 펼쳐지는 가운데 열연을 펼쳤고 시청률 1위를 줄곧 지켰다. 한때 20% 중반대의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연장의 폐해인 늘어지는 전개로 시청률이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10% 후반대는 유지했다.
여기에는 안재욱의 공이 컸다. 그는 선배 연기자인 전광렬에게도 밀리지 않는 묵직한 연기를 안방극장에 펼쳤다. 그랬기에 이번 안재욱의 무관은 MBC 연기대상의 최대 이변으로 불리고 있다.
화려한 시상식은 끝났다. 안재욱은 자신을 보며 미안해하는 후배 조승우에게 "미안하면 도로 내놔라"라고 농담을 하며 무거워진 시상식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빛과 그림자'를 본 시청자들은 알고 있다. 그가 수상을 하지 못했다고 해서 그의 활약이 퇴색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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