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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3분의 2 없는데도…'기적의 여고생'

[기타] | 발행시간: 2013.01.31일 01:06

뇌수막염을 앓았던 이지혜양이 환하게 웃으며 스케이팅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이양은 스페셜올림픽 쇼트트랙에 참가했다. [김성룡 기자]

“처음엔 무지 떨렸는데요. 시작하니 힘이 났어요.”

 30일 오후 12시20분 강원도 강릉실내스케이트장. 2013 평창 동계스페셜올림픽 쇼트트랙 경기 여자부 1500m 예선 2조 경기가 열렸다. 한국 대표로 출발선에 선 이지혜(17·수원 율천고)의 표정은 잔뜩 굳어 있었다. 하지만 총성이 울리자 눈빛이 매섭게 변했다. 빠른 발놀림으로 선두로 치고 나가더니 다른 선수들을 한 바퀴 이상 앞섰다. 여유 있게 1위로 골인했다. 최종 기록 2분55초57. 자신의 최고 기록을 9초나 앞당겼다.

 이지혜는 평창 스페셜올림픽 쇼트트랙 대표팀의 유력한 메달 후보다. 지난해 2월 평창에서 열린 스페셜올림픽 프레대회에선 쇼트트랙 777m와 1500m에서 1위를 차지하며 일찌감치 유망주로 꼽혔다. 이번 스페셜올림픽에선 777m, 1000m, 1500m 세 종목에 출전한다. 쇼트트랙 이외에도 다양한 종목에서 재능을 뽐내고 있다. 2011년 10월 전국장애인소년체전에선 육상 200m, 인라인스케이트 500m와 1000m에서 금메달을 따며 3관왕에 올랐다.

 몇 년 전만 해도 이양에게 운동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뇌수막염을 앓았다. 뇌가 3분의 1 정도만 남았다. 초등학교 6학년까지는 어머니가 업어줘야 간신히 움직였다. 중학교 2학년 때는 스케이트에 취미를 붙였다. 몹시 약해진 무릎과 아킬레스건을 재활하기 위해서였다. 부모님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와 꾸준한 재활 노력 덕분에 지금은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다. 스케이트도 씽씽 탈 수 있다.

 중학교 3학년 때는 빙상장에서 이양을 눈여겨 본 빙상 코치가 선수 활동을 제안했다. 취미가 아니라 목표를 분명히 하고 스케이트를 타보라는 권유였다. 불과 1년6개월 만에 6~7년차 선수와 어깨를 나란히 할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경희(41) 코치는 이양의 가장 큰 강점으로 성실함을 꼽았다. 일주일에 5일간 스케이트 3시간, 지상훈련 1시간으로 이뤄진 강행군을 잘 견뎌냈다. 이 코치는 “지혜는 스타트 라인에 서면 의지가 더 강해진다”며 “시합을 즐길 줄도 알아 대회에선 항상 평소 실력의 120%를 발휘한다”고 말했다. 이양은 “얼음판에서 내 마음껏 속도를 내는 게 정말 좋아요. 스케이팅을 할 때면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거든요”라며 수줍게 웃었다.

 이양은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 않다. 경기도체육회 등의 우수 선수 지원금 등으로 간신히 훈련 비용을 대고 있다. 이양은 “꼭 금메달을 따서 엄마, 아빠에게 걱정 끼치지 않고 마음껏 스케이트를 타고 싶다”고 말했다. 스페셜올림픽에는 성적에 따른 포상금은 없다. 이양의 바람은 장애인 체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이다.

중앙일보 강릉=이승호 기자 사진=김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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