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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혁명’ 모바일, 세상을 뒤집다

[기타] | 발행시간: 2013.03.08일 11:41
1973년 4월 3일 미국 뉴욕 맨해튼 힐튼 인근의 한 거리. 모토로라의 셀룰러 개발부장이었던 마틴 쿠퍼(85)의 손에는 당시 사람의 표현에 따르면 ‘신발처럼 생긴’ 하얀 물건 하나가 들려 있었다.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모인 언론과 대중을 상대로 그는 인류 최초의 휴대전화 통화를 시연했다.

마이크로프로세서나 집적회로(IC)가 없던 시절이라 인류 첫 휴대폰은 안테나를 빼고도 높이가 25㎝에 달하고 무게는 1㎏이나 되는 육중한 몸매였다. 10시간 충전에 통화시간은 30분을 넘기기 힘들었다. TV 드라마 ‘스타 트렉(Star Trek)’에 나오는 우주인의 통신기기인 커뮤니케이터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쿠퍼를 보며 사람들은 웃음을 터뜨렸다.

상용화를 위해 이후 10년에 걸친 노력 끝에 1983년 모토로라는 450g으로 무게를 줄인 ‘다이나택(DynaTAC)’을 4000달러에 출시했다. 요즘 돈으로 1만달러에 육박하는 거금이었고, 사람들은 갸웃거렸다.

이후 30년, 한 세대가 바뀌는 짧은 기간 휴대폰은 전 세계를 점령했다. 스마트폰을 포함한 휴대폰과 태블릿PC 등 전세계 모바일 디바이스 이용자가 2010년 48억명을 넘어섰고, 휴대폰만 따져도 올해 말 75억명으로 전 세계인 1인당 1개 이상을 이용할 전망이다. 1961년 일방향 통화만 가능한 차량전화로 가입자 80명으로 시작된 국내 이동전화도 이제는 이미 휴대폰 이용자가 전체 인구 수를 넘어선 가운데 스마트폰 이용자는 3000만명을 초월했다.

휴대폰 하나로 ‘다 되는’ 세상이다. 기기 가격은 거의 ‘공짜폰’에 가까워졌고, 무게 100g 남짓한 손바닥만한 기기로 통화하고, 채팅하고, 검색하고, 사진 찍고, 결제하고, 놀 수 있게 됐다. 보다 똑똑해진 스마트폰의 능력은 이제 생각하고 원하는대로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한다. 손 안의 이 작은 기기 하나가 세상을 지배하는 시대다. 단순한 전화기의 모습에서 시작된 휴대폰은 이제 시계ㆍ안경으로 변신을 시도하고 있으며, 투명하고 휘어지며 몸에 입는 방식으로까지 그 진화의 끝을 가늠하기 힘들다. 사용자의 생체인식에서 개인 의료기록기 역할까지 하는 바이오폰이 등장한 것이 더이상 놀랍지 않을 정도다.

스마트폰이 바꾼 산업 생태계의 변화는 1, 2차를 넘어 3차 산업혁명에 비유될 정도로 빠르고 획기적이다. 스마트폰과 운영체제(OS) 그리고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만든 상생의 생태계는 단순한 갑을관계를 넘어선 새로운 협업(collaboration)의 패러다임을 제시했다. 스마트폰을 매개로 거래되는 모든 디지털 콘텐츠의 범위는 단순히 IT 분야를 넘어서서 전 산업 분야로 확대되며 ‘가상재화(virtual goods)’라는 개념으로 2016년 1920억달러(212조원) 규모로 시장을 키울 전망이다.

스마트폰의 거대 조류에 적응하지 못한 ‘가전왕국’ 소니, 영원불멸할 것 같았던 휴대폰 1위 노키아, PC시대의 맹주 마이크로소프트(MS) 등 IT 공룡들은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졌다.

거시경제와 산업 차원의 변화뿐 아니라 휴대폰은 인간의 삶 곳곳에 파고들어 많은 변화를 이끌었다. 스마트폰을 등에 업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확산은 스마트 폴리틱(politic)의 거대한 정치물결로 이어져 ‘아랍의 봄’을 주도했고, 세계 각국의 정치혁명을 견인했다.

단순히 이동통신용 단말기를 넘어서 ‘커넥티드 라이프(connected life)’의 총아로 떠오른 휴대폰의 부상으로 이제 인류는 정보의 과잉을 생각해야 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 이를 가리켜 슬로베니아의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은 “이제 우리는 몰라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하지 않는 시대에 산다”고 말했다.

지혜를 가진 인간이란 호모사피엔스를 넘어서 검색하는 인간, 즉 ‘호모서치엔스(Homo Searchiens)’로 인류는 진화의 새로운 전환점에 들어선 것이다. 반면 소통의 도구인 휴대폰이 인간관계 단절의 구도자가 됐다는 비난도 동시에 받고 있다. 제각각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주변과 동화되지 못하는 모습에서 인간이 철저히 고립된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고 이제는 서로 얼굴을 맞대고 대화하는 것이 어색해진 시대에 살고 있다.

누군가는 괴물 또는 블랙홀이라 비난하고, 누군가는 인류 최대의 축복이라 추앙하는 이 작은 기계가 뿜어내는 변화의 바람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그것도 바로 우리들의 손바닥 위에서.

류정일 기자/ryus@heraldcorp.com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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