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효리. 이름만으로 하나의 브랜드가 될 수 있다는 건 연예인에게 축복이다. 굳이 따옴표와 함께 어떤 수식어를 붙이지 않아도 이름 석자만으로 그 사람의 캐릭터를 떠올릴 수 있으니 말이다. 10년이 넘도록 그녀가 정상의 자릴 지킬 수 있었던 건 그녀 특유의 '대체 불가능한' 매력 때문이다. '털털하다, 솔직하다, 섹시하다' 만으로 그녀의 매력을 정의 내리기엔 뭔가 부족하다. 미모와 예능감을 넘어 이젠 30대 연예인의 성숙함과 여유로움이 그녀만의 진짜 마력. 어쩌면 그녀는 대한민국 여자 연예인들이 가야할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이와 함께 더욱 풍성한 매력으로 가득 찬 이효리, 34세 이효리는 진정 지금이 '짱'이다.
● "나이 들면 쳐지는 게 당연지사, 뭘 그리 놀라나" 얼마 전 이효리의 뱃살이 한 언론에 포착됐다. 온라인은 연신 '이효리 뱃살 대굴욕' '이효리 요즘 몸관리 안 하나봐' 등등의 말로 이효리를 '괴롭혔다'. 제아무리 털털한 여자라도 속상하지 않을 수 없었을 터. 활발한 트위터리안 이효리는 재빠르게 반응했다. "나이 들면 쳐지는 게 당연지사, 뭘 그리 놀라나. 기자들이 흠 잡을 거라곤 제 뱃살 밖에 없다는 걸 칭찬으로 받아들이며." 곧바로 인정하는 솔직함 그리고 여유. 언론은 더 이상 그녀의 뱃살을 물고 늘어질 이유가 없었다. 완벽할 것만 같은 연예인들 속에서 어쩌면 자신의 모자란 부분들까지 가감 없이 인정하는 이효리에게는 여유로운 솔직함이 묻어난다. '쿨한 척'하는 솔직함이라면 대중들은 불편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기분 나쁘다, 민망하다, 하지만 사실이다' 식의 그녀의 반응은 대중들을 사로잡기 충분했다.
● "남자친구 생겼어요" 이효리가 열애 사실을 데뷔 최초로 공식 인정했다. 가수 이상순과 열애 중인 이효리는 열애설 기사 이후 바로 열애를 공식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털털하고 솔직하게만 보였던 이효리는 의외로 대중과의 소통에 인색한 편이었다. 톱스타들만 나온다는 '무릎팍도사'에 왜 안나오냐는 질문에 "너무 나를 다 보여줘 버리면 보호막이 없어져 스스로도 너무 힘들 것 같다"며 꺼려하던 그녀였다. 그랬던 이효리가 변했다. "남자친구가 생겼다" "투표를 꼭 하자" "유기견을 도와달라"며 자신의 사생활과 의견들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트위터로 팬들과 끊임없이 소통하고 있는 이효리는 팬들과 자신의 경계를 조금씩 허물어가고 있다.
● "전자담배 피워요, 요즘에" 이효리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은 '신들린 예능감'이다. 최근 방송된 KBS 2TV '해피투게더3'에서 이효리는 예능 출연의 공백이 무색하게도 시종일관 재치 있는 멘트로 웃음을 안겼다. "잘 될 때 치고 빠지자" "남자친구 헤어졌다" "요즘은 전자담배 피운다" 등 핵폭탄급 멘트로 큰 웃음을 안겼지만, 그녀의 진짜 매력은 정도를 안다는 것. 어느 정도까지 대중들이 웃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고, 어느 정도가 대중의 외면을 받을 수 있는지 그 지점을 정확히 알고 있다는 것이다. 그게 그녀의 타고난 재능이든 계산된 것이든 간에 그런 그녀의 '예능감'은 그녀를 오랫동안 사랑 받게 하는 매력임에 분명하다.
34세 이효리는 분명 여전히 섹시하고 아름답다. 다만 지금 그녀를 더욱 아름답게 하는 건 자신의 모난 부분까지 인정할 줄 아는 여유, 자신들을 바라보는 팬들과의 소통 그리고 현명한 '예능감'일 것이다. 보수적인 한국 사회에서 자꾸만 눈치를 봐야 하는 대한민국 여자 연예인이라면 오랜 시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이효리의 '롱런 비결'을 눈여겨볼 만 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은설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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