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관 웅
한 착한 마음씨를 가진 사람이 길바닥에 던져진, 병들어 거의 죽게 된 애기를 겨우겨우 살려서 애면글면 5,6년이나 오금이 뜨게 키워놓았더니 한 사기군 여자가 생모라고 거짓말을 하면서 그 애를 빼앗아간다면 사람들이 어찌 분노하지 않겠는가.
요즘 이보다도 더 한심한 인사비리가 문단에서 자행되였다.
몇 년 전 연변사회과학연구원이 해체되면서 그에 소속되였던《문학과 예술》잡지도 폐간되었다. 칠성판에 오른 《문학과 예술》잡지를 울며불며 뛰여다니면서 복간시켜 다시 살려낸 주역이 바로 평론가 조일남 씨다. 물론 《문학과 예술》의 복간에는 주선전부의 채영춘 부부장의 힘이 크게 작용했던 것도 사실이다. 잡지가 복간된 후에도 조일남씨는 어려운 여건이였지만 몇 년 동안 용케 잡지를 운영하여 왔으며, 그 잡지의 질이 현저하게 업그레이드 되였다. 우리 문단의 평론가들은 조일남씨의 이런 공적을 충분히 긍정하고 있다. 조일남씨는 《문학과 예술》잡지와 운명을 같이하고 생사고락을 같이한 사람이다. 조일남 씨에게 있어서 《문학과 예술》잡지는 바로 생명 그 자체이다.
그런데 며칠 전, 연변문화국에서《문학과 예술》잡지 주필 조일남 씨를 해임시키고 리임원 씨를 대신 주필로 임명했다는 소식을 듣고 우리 평론가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사전에 본인과 아무런 소통도 없이. 그리고 아무런 이유도 없이 일을 열심히 잘 해나가는 사람의 직무를 돌연적으로 해임시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민주주의 법제주의를 표방하는 사람들이 할 짓이 아니다. 정부기관의 권력은 어떤 개인의 리익을 챙기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남의 주필직을 빼앗아서 문학비평과는 아무런 인연이 없는 사람에게 넘겨 주다니? 잡지사가 가장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수수방관하고 제돈을 벌러 다니던 사람을 부주필로 임명하다니?
이는 조일남 씨의 생명 그 자체를 빼앗은 것이나 다름이 없다.
백주에 이런 돌연습격이 어디 있는가?
이런 인사배치에 무슨 공리(公理)가 있단 말인가?
그래 연변은 공산당의 천하가 아니고 "결의형제"들의 천하라는 말인가?
이것은 전반 평단의 평론가들의 민의를 강간하는 인사배치다.
"기소불욕물시우인(己所不欲勿施于人)"-자신이 바라지 않는 일을 남에게 들씌워서는 안되는 법이다.
“다행불의필자폐(多行不義必自斃)”- 의롭지 못한 일을 많이 하면 스스로 만인의 지탄을 자초한다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2007년 12월 8일 연길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