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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고부자, 파산 날벼락…그 기구한 사연

[기타] | 발행시간: 2013.03.26일 03:16
[부도난 세계 최대 태양광업체 中 '선텍' 창업주 스정룽]

가난 못 이겨 양자로 입양돼 호주 유학하며 태양전지 전공

태양광 패권국가 되겠다는 中 정부 야심과 맞물려

2005년 美상장후 초고속 성장, 2011년 버블꺼지자 쇄락 길로 ▲ /오종찬 기자

가난한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입양돼 양자(養子)로 성장, 호주 유학, 태양광 회사 창업, 중국 제1의 부호 등극, 그리고 파산….

지난 10여년간 전 세계에서 이처럼 드라마틱하게 산 사람을 찾을 수 있을까. 세계 최대 태양광 제조업체 선텍(Suntech·중국명 상더·尙德)의 창업주이자 '태양왕(Sun King)'으로 불렸던 스정룽(施正榮·50·사진) 선텍 전 회장의 이야기다. 2001년 창업 후 승승장구하던 그는 지난 20일 자신이 일궜던 선텍의 파산 선고를 지켜봐야 했다.

그는 1963년 창장(長江·揚子江)이 지나는 장쑤성(江蘇省) 양중(揚中)의 시골 마을에서 천(陳)씨 집안 쌍둥이 중 둘째로 태어났다. 태어난 해 대기근이 찾아왔다. 가난에 시달리던 천씨네 할머니는 친분이 있는 스(施)씨네로 쌍둥이 손자 중 둘째를 입양시켰다. 그가 바로 스정룽이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영특했다. 초등학교 과정을 4년 만에 마치고, 창춘(長春)이공대학과 중국과학원 상하이(上海)광학정밀기계연구소를 거쳐 국비 유학생으로 호주 유학 길에 올랐다. 그곳에서 운명처럼 태양광 권위자 마틴 그린(2002년 노벨 환경상 수상자) 뉴사우스웨일스대학 교수를 만난다. 전공을 레이저물리에서 태양전지로 바꾸고 이 분야로 박사 학위를 땄다.

그는 고향에서의 창업을 선택했다. 당시 그는 "태양광에서 무한한 가능성을 봤다"고 했다. 2001년 고향 인근 우시(無錫)에 선텍파워를 세웠다. 그가 중국으로 갖고 들어온 창업 자금은 40만달러. 나머지 600만달러는 중국 우시 지방정부의 도움을 받았다.

'태양광 패권 국가가 되겠다'는 중국 정부의 야심과 맞물리면서 그는 눈부시게 성장했다. 2005년 미국 나스닥에 중국 민간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상장하는 날 41%나 주가가 폭등했다. 2년 후에는 5배로 뛰었다. 경영 매거진 포브스(Forbes)는 2006년 그를 '중국 최고의 부자'로 선정했고, 전성기 때인 2008년 그의 재산을 29억달러(약 3조원)로 매겼다.

당시 산업계에선 '빌 게이츠' 이후 세계 최고 부자를 이을 사람은 '스정룽'이라는 말도 나돌았다. 그 스스로도 "10년 이내에 엑손모빌(Exxon Mobil)이나 BP와 같은 석유 회사를 앞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 그는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녹색 성장 서밋(Global Green Growth Summit) 2011' 등에도 참석, 태양광산업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하지만 뜨거운 태양에 너무 가까이 다가간 것일까. 2011년부터 태양광 버블이 꺼지고 창고마다 팔리지 않는 태양광 모듈이 쌓이면서 그는 몰락했다. 전문가들은 성장 속도가 너무 빨랐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그가 무너졌다고 분석하고 있다. 그는 중국 정부 지원금을 받아 생산 능력을 2009년 1000MW(메가와트) 수준에서 2011년 2400MW로 2년 새 두 배 이상 키웠다. 기업의 흥망성쇠를 연구한 경영 컨설턴트 짐 콜린스(Collins)는 "장기간 살아남는 기업을 보면 호황기에도 불황기를 대비해 성장을 절제하는 원칙을 견지했다"며 호황기 때 급성장을 경계했다. 확장만을 고집한 스정룽은 이후 경기가 나빠지자 버틸 힘이 없었다.

그는 중국이 세계 1위 태양광 제조 국가로 올라서는 데 기여했고, 앞으로도 중국이 이 분야에서 앞설 토대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개인적인 재기(再起) 가능성은 현재로선 쉽지 않아 보인다. 80달러(약 9만원)까지 올라갔던 선텍 주식은 현재 0.42달러(470원)다. 그는 이달 초 회사가 파산하기 직전 이사회 결의로 회장 자리에서 불명예 퇴진했다. 또 최근 중국 정부로부터 출국 금지를 당하고 회사 돈을 빼돌린 혐의로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조선비즈 호경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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