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이자 앱 | | 모바일버전
뉴스 > 경제 > 경제일반
  • 작게
  • 원본
  • 크게

'스님 염불'도 임금체불...'근로계약서' 썼어야 하는데

[기타] | 발행시간: 2013.04.10일 08:30
[머니투데이 이현수 기자][서울고용노동청 '근로계약서 주고받기' 운동 접수 사례 백태]

CJ그룹 신입사원들이 '근로계약서 주고받기 운동' 발대식에 참석해 근로계약서를 쓰고 있다.

"주지스님이 임금을 안 줘요. 무슨 일 했냐고요? 염불도 하고, 마당도 쓸었죠. 몇 달째 돈을 안줍니다. 근로계약서요? 그게 뭔가요."(이모씨·34·스님)

스님과 같은 특수 직종에 있는 사람들도 임금체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근로계약서'를 쓰지도, 주고받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달 말 서울지방고용노동청(서울청) 근로개선과. 1과부터 4과까지 상담 자리마다 사람들이 빼곡 찼다. 임금을 제 때 받지 못한 근로자들이었다. 사업주와 근로자가 함께 와서 협의를 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근로자 혼자였다. 따로 마련된 대기실에도 10여명이 앉아 차례를 기다렸다.

이날 오후 2시 서울청에 도착한 장모씨(67)는 "3년 전 일하고 받았어야 할 돈을 아직도 못 받았다"며 울먹였다. 그는 지난 2011년 4월과 5월, 11월 약 15일에 걸쳐 서울 관악구에 있는 한 전기공사 업체에서 일했다. 주·야간을 합쳐 밀린 임금이 200만원에 달하지만, 언제 돈을 받을 지 기약이 없다.

근로자들이 일을 하고도 제때 임금을 받지 못하는 임금 체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용노동부가 팔을 걷어 붙였다. 고용노동부 서울청이 진행하고 있는 '근로계약서 주고받기운동'이다. 근로계약서는 근무기간과 시간, 급여, 업무내용 등을 명시해 노사 간 분쟁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도록 한 문서다.

실제 장 씨처럼 일을 하고도 수당을 받지 못한 사람은 해마다 늘고 있다. 최근 3년간 서울지역 사업장의 근로계약 위반 추이는 29.7%에서 39.4%로 크게 증가했다. 연간 임금체불액 규모 역시 2010년 3025억 원에서 2011년 3213억 원, 2012년 3475억 원으로 늘었다. 지난해 서울지역 체불관련 신고건수는 8만5047건에 이르고, 피해근로자만 4만706명에 달한다.

임금체불은 특히 아르바이트 등 시간제근로자와 건설근로자, 파견 및 사내하도급근로자 등 비정규직 근로자를 고용하는 서비스업종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청소년, 여성, 비정규직 등 취약계층의 보호를 위해서라도 근로계약서 주고받기는 일반화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문제는 대다수 근로자들이 근로계약서 자체를 모르고 있다는 점이다. 근로계약서는 장려 차원이 아니라 엄연히 법에 정해져있는 의무사항이다. 근로자를 1명이라도 고용한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 지난해부터는 근로자의 요구와 관계없이 서면으로 명시해야 하며, 이를 쓰지 않은 사업주는 500만 원의 벌금을 물게 돼있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를 상대로 계약서를 쓰지 않은 사업주에게도 과태료 500만 원이 부과된다.

장씨 역시 근로계약서를 썼냐는 물음에 "전기직종은 용역회사를 부른다"며 "말로 계약하고 일하고 바로 돈을 주기 때문에 근로계약서 같은 게 없었고, 써야 되는 지도 몰랐다"고 답했다.

담당 근로감독관은 "'형님 동생' 하면서 '돈 얼마 줄게' 말로만 정해놓고 일단 일하는 경우가 많아 임금체불 문제가 발생한다"며 "근로자가 근로계약서를 쓰자고 하면당돌하게 여기는 사회분위기도 문제"라고 말했다.

임무송 고용부 근로개선정책관은 "근로계약서는 불필요한 다툼을 줄여 노사 모두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라며 "물건을 사고 팔 때 영수증을 주고받는 것처럼, 근로계약서를 주고받는 것도 당연시되는 사회문화가 정착돼야한다"고 밝혔다.

서울청은 '근로계약서 주고받기 운동'을 6월까지 전개한 뒤 올 여름방학 동안 현장감독을 집중적으로 실시해, 근로계약서를 교부하지 않는 위반업체에 대해서는 법에 따라 엄단할 방침이다.

뉴스조회 이용자 (연령)비율 표시 값 회원 정보를 정확하게 입력해 주시면 통계에 도움이 됩니다.

남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여성 0%
10대 0%
20대 0%
30대 0%
40대 0%
50대 0%
60대 0%
70대 0%

네티즌 의견

첫 의견을 남겨주세요. 0 / 300 자

- 관련 태그 기사

관심 많은 뉴스

관심 필요 뉴스

채널A 예능 '하트시그널2' 출신 배우 송다은(32)이 그룹 '방탄소년단' 지민(28)과의 열애설에 또 다시 불을 지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16일 송다은은 자신의 SNS에 방탄소년단 지민을 연상하게 하는 게시물을 올렸다가 논란이 되자 이를 삭제했다. 그녀가 올린 게시
1/3
모이자114

추천 많은 뉴스

댓글 많은 뉴스

1/3
미니영화 《결혼등기》...황혼재혼에 대한 사색의 여운

미니영화 《결혼등기》...황혼재혼에 대한 사색의 여운

연변영화드라마애호가협회에서 올들어 네번째 작품으로 내놓은 미니영화 《결혼등기》가 5월16일 오전 연길한성호텔에서 시영식을 가졌다. 연변영화드라마협회 부회장 김기운이 감독을 맡고 전영실이 극본을 쓴 미니영화 《결혼등기》는 리혼한 부모의 재혼을 둘러싸고

장편소설 《위씨네 사당》 한문판 신간 발표 및 작가 허련순 기자간담회 장춘서

장편소설 《위씨네 사당》 한문판 신간 발표 및 작가 허련순 기자간담회 장춘서

제1회 동북도서교역박람회가 한창인 가운데 연변인민출판사는 2024년 5월 18일 오전 9시, 국가길림민족문자출판기지 전시구역에서 장편소설 《위씨네 사당》 한문판 신간 발표 및 저명한 조선족 녀작가인 허련순의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위씨네 사당》한문판 신간발

뉴진스 멤버 부모, 탄원서 제출에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 선임

뉴진스 멤버 부모, 탄원서 제출에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 선임

뉴진스 멤버 부모, 탄원서 제출에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 선임[연합뉴스]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의 법적 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그룹 뉴진스 멤버의 부모들이 탄원서 제출에 '연예인 전속계약 분쟁' 전문 변호사를 선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19일 가요

모이자 소개|모이자 모바일|운영원칙|개인정보 보호정책|모이자 연혁|광고안내|제휴안내|제휴사 소개
기사송고: news@moyiza.kr
Copyright © Moyiza.kr 2000~2024 All Rights Reserved.
모이자 모바일
광고 차단 기능 끄기
광고 차단 기능을 사용하면 모이자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모이자를 정상적으로 이용하려면 광고 차단 기능을 꺼 두세요.
광고 차단 해지방법을 참조하시거나 서비스 센터에 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