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과학자들이 ‘살아있는 화석’으로 불리는 어류 실러캔스(사진)의 유전자를 해독, 인류의 진화과정 미스터리를 풀 수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학계에서는 실러캔스의 유전자 해독을 통해 어류의 지느러미가 다리로 진화하는 과정을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7일 뉴욕타임스(NYT)는 4억 년 전의 모습을 거의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어류 실러캔스를 연구함으로써 대기 중에서 숨 쉬고 걸을 수 있는 어류의 육지 진출 등 진화 과정에 대해 밝혀낼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네이처지 인터넷판을 인용해 보도했다. 실러캔스는 고생대 데본기에서 중생대 백악기까지의 바다에 생존했던 물고기로 ‘살아 있는 화석’, ‘환상의 물고기’로 불린다.
이 물고기는 5000만 년 전에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다가 원시적인 모습으로 마다가스카르 근해에 생존하고 있는 것이 알려져 전세계를 놀라게 한 바 있다.
실러캔스 유전자 해독에 대한 아이디어는 6년 전 워싱턴대 소속 생물학자인 크리스 아메미야 박사에 의해 처음 제기됐다. 아메미야 박사는 우연히 얻게 된 실러캔스의 조직을 가지고 연구에 착수하게 됐으며 이후 연구 기관과 분야 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실러캔스의 DNA 해독 작업에 돌입했다.
아메미야 박사의 연구팀은 4억년 전 육지로 나온 최초의 사지동물과 관련된 어류 종이 실러캔스와 관련돼 있는지를 밝혀내는데 주목했다. 이들은 실러캔스가 모체의 몸 안에서 부화하는 매우 커다란 알을 낳는데 이와 관련된 유전자가 육지동물의 몸에 있는 태반 형성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연구결과 밝혀냈다. 아메미야 박사 연구팀의 또 다른 연구 분야는 실러캔스의 DNA 일부가 태아의 사지 형성을 촉진하는 유전자의 활동성을 증가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 연구팀은 실러캔스의 DNA를 어린 쥐에 주입하는 실험을 실시했으며 실제로 쥐가 사지를 만드는 것을 돕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문화일보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